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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페이' 아닌 실질적 예우와 지원을
작성자 :
한와수
날짜 :
2016-06-02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지정한 의미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보훈의식과 애국정신을 함양하자는 데 있다. 그런데 과연 호국보훈의 가치를 되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비관적인 얘기지만 요즘 세태로 보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유명 연예인이 안중근의사 사진을 몰라봐 물의를 일으킨 사건만 봐도 한국사회에서 호국보훈의 가치가 얼마나 퇴색되어 버렸는지 알 수 있다. 한 연예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역사의식의 결여 그리고, 호국보훈의 소중한 가치에 대한 몰이해가 가장 큰 탓인 것 같다.
6월 호국보훈의 달 가치 퇴색 아쉬워
호국보훈의 가치가 퇴색한 데에는 한국사회의 이념지형 탓도 크다. 진보와 보수의 경직된 대결구도가 착근한 상황에서 호국보훈은 수구보수 진영에 의해 이념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곤 한다. 극단적인 애국심을 강조하거나 분단상황의 아픔을 그릇된 통일관으로 연결시켜 이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는 결코 호국보훈의 가치를 드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발과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호국보훈이 수구보수 이념을 공유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분방한 사고에 익숙해져 있고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호국보훈은 다른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나라를 지키는 데 헌신한 분들의 공훈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품는 것이다. 일본 식민지배에 저항하며 국권을 되찾으려고 했던 독립투사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참전한 참전용사들,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며 이 땅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던 열사들, 이들 모두가 바로 우리가 감사하고 존경의 뜻을 보여야 하는 분들이다. 이러한 희생과 공훈을 제대로 알아가고 또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은 우리가 당연히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이제는 호국보훈의 진정한 가치를 되찾고 세대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널리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이른 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도 호국보훈은 절대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기억되고 존중 받는다.
베테랑으로 불리는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가 각별함은 물론이다. 예컨대 캐나다의 경우 보훈예산이 정부 전체예산의 2%를 차지하고 있는데, 보훈예산의 60%가 넘는 돈이 연금과 재정지원 등의 경제적 지원에 투자된다. 이외에도 의료서비스 및 자립프로그램에도 상당한 보훈예산이 투자되고 있으며, 캐나다 국민들의 국기(國技)에 가까운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전용사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서 각별한 예우를 해주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 보훈예산은 세출예산을 기준으로 1.4%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보훈단체지원과 골프장 운영, 행사성 사업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참전군인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보훈예산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보면, 매달 20만의 생활비와 의료지원(보훈병원 60%, 일반 50% 지원), 국·공립공원 할인 그리고 호국원에 안치할 수 있는 정도가 거의 전부인 형편이다. 열정페이로 사회적 논란이 됐던 적이 있는데, 이 경우를 열정페이에 빗대어 말하자면 ‘애국페이’정도가 아닐까 싶다.
참전유공자들 삶의 질 향상 시켜줘야
지난 해 말 기준으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참전유공자는 35만 명이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며 한국사회의 평균적인 삶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젊은 시절을 바쳤는데 제대로 된 예우는커녕 노년의 삶도 어렵게 보내고 있다는 건 우리 사회가 깊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 이들에게도 애국페이가 아닌 실질적인 예우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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