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대종사 편에 상유이말(相濡以沫)이라는 말이 있다.
문자 그대로 풀면 거품으로 서로를 적셔준다는 뜻으로 이말상유(以沫相濡)라고도 한다.
2014년 방한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서울대에서‘역사적으로 양국 국민은 어려울 때 마다 서로 도왔다’며 인용한 문구이며 지난해 7월 중국 지안에서 공무원 추락사고때 중국정부가 이 말을 쓰며 도왔다고 하여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문구가 되었다.
요즘도 학생들의 체벌문제가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상유이말(相濡以沫)의 정신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체벌은 학교수업에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 잡거나 사춘기 학생들의 일탈을 막을 수 있고 교권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체벌이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학생들의 심리적 좌절감이나 갈등을 유발하고 교육적 효과 보다는 인권 침해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학교에서의 체벌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도 전라북도 학생인권조례에 ‘학교교육과정에서 체벌은 금지된다’는 조항(제9조 2항)으로 체벌금지 원칙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전라북도 학생인권조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학생인권교육센터 운영과 함께 인권교육 홍보자료개발, 학생인권 상담 및 조사, 전라북도 학생인권의 날 운영(매년 4월 2일) 등 학생체벌 근절을 위한 시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도교육청 예산 2조8천311억원에 비해 학생인권보호에 투입된 예산은 11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체벌에 관한 대책 중 최상책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체벌 자체가 필요없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형이상학적 생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체벌을 방지하기 위한 교사들의 태도는 변해야 하고 이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체벌의 예방적 차원의 대안은
첫째, 교사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학생들은 교사의 태도와 언행을 보고 배운다. 교사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교사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를 학습한다.
둘째, 교사는 학생의 잘못을 벌로 다스리기보다는 바람직한 행동을 보상하여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갖도록 동기화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문제행동은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욕구불만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교사는 철저한 계획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수업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교사와 학생은 서로 소통하고 유기적인 인간관계를 가져야 한다.
학생들과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교사는 학생을 보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가정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체계를 형성하고 밀접한 협조체제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행동의 근원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교사는 교사 스스로가 모범을 보이는 수업을 하고 학생들과의 개방적인 대화를 통해 적절한 학급규범을 만들어 체벌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기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그들은 학교생활을 통하여 잠재력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거나, 독립심을 키우고 삶의 적응력을 기르며, 학교생활을 통해 삶의 행복감과 자신감을 경험하게 된다.
학교는 자라나는 청소년이 바르게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장(場)이다.
학교에서의 배움이 학생중심의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상호작용과 협력적이고, 수평적인 관계가 유지되어야 하고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교육정책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아름다운 격언이 있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이때 교육현장에서 학생과 교사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풍토와 함께 체벌이 없는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