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 새해가 엊그제 같더니 어느덧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성큼 다가왔다. 흔히 3월은 개구리가 겨울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과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이 함께 하는 달이다. 올해도 붉은 원숭이의 기운으로 열정적이고 활기찬 한 해를 준비하고 새해 각오와 의지를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등 굳은 결심으로 시작했지만, 연초 계획은 흐지부지 작심삼일이나 작심석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농사로 비유한다. 농가에서는 음력 2월이면 농사 준비를 시작해 봄철 내내 농사일로 분주하다. “2월이면 머슴이 담 붙들고 운다”거나 “모심기 철에는 부지깽이도 놀지 않는다”는 속담은 농번기 분주함을 의미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부지런히 김매고 노력해야 가을에 결실을 맺고 겨울에는 갈무리를 할 수 있다. 춘하추동, 계절에 따라 농부의 할 일이 다른 것처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계절의 변화에 알맞게 우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끝내고 다시 마음을 다지기도 한다. 이처럼 봄이 생명이 싹트는 계절이라면 3월은 농사 터전을 닦는 시기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가을에, 인생의 풍요로운 결실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다시 한번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마음을 다잡아야 할 시점이다.
모든 일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거나 한순간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극복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과정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가을의 '나'는 봄과 여름의 과정과 노력함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 초심을 잃지 않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한 가장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가장 이른 법이기에, 우선 하루의 목표를 설정하고, 월요일은 한 주의 목표를, 첫 달 1일에는 그달의 목표를 그래서 연중 목표를 갖고 도전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때이다.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보상이 따른다. 또 성과가 측정될 수 있어 동기 부여가 되기에 스마트한 계획을 세워 달력이 바뀔 때마다 마음을 새롭게 다짐하면서 작심삼일의 해로 마감하지 말고 한 가지라도 스스로 발전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꾸준히 노력해 왔느냐가 관건이다. 무소의 뿔처럼 좌고우면하지 말고 뚜벅뚜벅 앞으로 걷다 보면 개인이 희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어떠한 여건에도 굽히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임하면 참다운 결실로 다가올 것이다. 모든 일은 쉽게 되는 일이 없다. 결실을 맺기 위한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한 뒤 얻은 결실은 참으로 값지다.
병신년(丙申年)이 시작될 때만해도 1월은 천천히 간다고 느껴졌는데 벌써 3월 초순에 접어들었다. 시간은 금이고 주어진 시간은 흐르는 물처럼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후회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자신만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오늘의 일상을 기록하고 “자신이 결심한 사항을 72시간, 즉 3일 이내에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단 1%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유영만의(청춘 경영) ‘72:1법칙'처럼 하루를 더욱 알차게 사용하고 시간 활용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연말에는 연초에 비해 발전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올 한 해, 어떤 유혹에도 빠지지 않고 연초에 수립했던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초심, 노력과 성실을 무기로 가정에서부터 자기 자신을 닦고, 직장과 소속된 조직에서 성숙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유실수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