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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어미사랑
작성자 :
백경태
날짜 :
2016-05-04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낳고 길러주신 어버이 은혜는 하늘 아래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것이지만, 우리는 평소에 잊고 산다. 어버이날 감사의 뜻으로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풍습은 미국에서 유래되었다. 사순절 첫 날부터 넷째 주 일요일에 걸쳐 어버이의 영혼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영국·그리스의 풍습과 1910년경 미국의 한 여성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준 일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914년 미국 제28대 대통령 토머스 우드로 윌슨이 5월의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하면서부터 정식 기념일이 된 이후 지금까지도 미국에서는 5월 둘째 주 일요일에 어머니가 생존한 사람은 빨간 카네이션을, 어머니가 사망한 사람은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며,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선물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버이날은 1956년 지정된 '어머니 날'이 시초다. 그 뒤 '아버지의 날'이 거론됐고 1973년 제정·공포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어버이날'로 개칭되었다.
어버이에 대한 효성은 흔히 중국을 예로 많이 든다. 옛날 중국의 왕상은 효성이 지극하였는데, 추운 겨울 어머니가 앓으면서 잉어가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왕상은 얼음 위에 옷을 벗고 누워 체온으로 얼음을 녹여 잉어를 잡으려고 했더니, 두 마리 잉어가 뛰어 올랐다고 한다.
중국 삼국시대 맹종은 한겨울 노환의 어머니가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기에 눈 쌓인 대숲에서 슬피 울며 탄식하니, 그 눈물이 떨어진 곳에 죽순이 돋아 나왔다고 한다. 또 칠순의 나이에도 색동저고리를 입고 재롱을 부리며 부모님을 즐겁게 했다는 효자 노래자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우리 선조들은 어떠한가. 한국은 중국 이상으로 효자 효녀들이 많이 살았다. 신라 시대 손순(孫順)은 집안이 가난하여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면서 어머님을 봉양했다. 또 신라시대 상덕(尙德)은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는 기근에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하여 자기 넓적다리 살을 베어 바쳤다. 또 부모님의 몸에 종기가 생기면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효자였다.
사람들은 까마귀를 흉조라 하여 꺼려한다. 그러나 까마귀는 반포보은(反哺報恩)의 갸륵한 심성을 지니고 있다. 까마귀는 어미가 늙으면, 어릴적에 어미새가 제게 먹이를 물어다 주었듯이 반대로 어미에게 먹이르 물어다 은혜에 보답한다. 미물인 까마귀도 하물며 이럴진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어찌 사람도리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이 태어나 근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敎’ 자는 효(孝)와 부(父)가 합성된 글자로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아무리 많은 교육을 받았을지라도 효도를 하지 않는다면 교육의 근본에 어긋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혼자 사는 노부모를 찾아보지 않는 불효자는 우리 사회를 슬프게 하며, 결국 그 자녀를 불효의 길로 안내하게 된다. 우리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할 수 있는 효성을 다해야 한다.
“무릇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 잘 날이 없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한번 흘러가면 쫓아갈 수 없는 것이 세월이고, 돌아가시면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부모님이다.” 효도를 다하지 못했는데 어버이가 돌아가시어 효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슬픔의 풍수지탄(風樹之歎)이다.
부모님이 늙어가니 살아계실 날이 얼마 되지 않을까 하루하루를 아쉬워하는 효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효도할 수 없을까봐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결코 효는 미루었다가 하는 것이 아니다.
까마귀는 비록 새에 불과하지만 새끼가 다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며 은혜를 보답하는 심성이 얼마나 갸륵한가. 부모님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꾸며 주셨으니 이제는 우리가 부모님의 말년을 아름답게 꾸며드려야 한다. 우리는 까마귀에게서 반포보은의 효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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