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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험한 국민의 신뢰
작성자 :
허남주
날짜 :
2016-04-15
동양의 사고는 현실주의적이라고 합니다. 현실주의적이라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게 쓰이지만 대체로 우리들의 삶이 여러 가지의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 할 수 있습니다. 혼자만 살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사회라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과거를 돌이켜 보고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사회구성을 이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실주의란 한마디로 살아가는 일의 소박한 진실이고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진실이 되고 진실은 믿음으로써 표현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 사회에 대하여 다양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결합으로 사회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생산관계, 정치제도, 문화기계, 소통구조 등 다양한 개념으로 사회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 사회에 대한 이 다양한 개념들은 인간과 제도로 요약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도와 인간이라는 두 개의 범주가 인간관계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회변화 역시 그것의 핵심은 인관관계의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동양 고금의 사회변혁을 꿈꾸던 수많은 실천가들이 한결같이 경인구(驚人句)로 삼았던 “낯선 거리의 임자 없는 시체가 되지 마라”는 금언에서도 인간관계의 변화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정치에서는 그것이 투표결과로 정당과의 인간관계를 표출합니다.
이제 20대 총선거가 끝났습니다. 입법책임자들인 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으며 선거구획정도 미룬 채 계파갈등과 주도권 싸움 공천파동 등으로 시간만 허비하고, 정책대결도 없이 여도 야도 험담과 읍소작전으로 대미를 장식하면서 막을 내린 이번 4.13 총선을 보면, 국민과의 인간관계를 철저히 무시한 정치행사였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 국정을 수호할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해 읍소하면서 얻은 금배지는 결국 선거가 끝나고 당선 되는 순간 “만나기 힘든 딴 나라 사람”이 되고 만다는 것을 국민 모두는 잊지 않고 엄중한 심판을 내리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수 천 년 전 중국의 공자는 제자 자공이 “정치가 무엇입니까?”하고 묻자, 족식(足食), 족병(足兵) 그리고 민신지(民信之)라고 대답합니다.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경제와 군사 백성들의 신뢰라는 말입니다. 먹고살기 풍족하고 군사력이 아무리 강해도 그중 백성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나라를 유지 할 수 없다는 말이지요. 이것은 결국 정치란 백성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며, 경제나 국방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로,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존립 할 수 없다(人無信不立)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을 통하여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30년 가까이 일당에 의해 움직여온 우리 전북의 정치 지형이 바뀌고 판을 다시 짜게 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여소야대의 상황이 전개되어 우리 새누리당에게는 크나큰 패배를 안겨주었으며, 30년간 유지해온 더불어민주당은 전북과 호남의 맹주를 신생정당 국민의당에 넘겨주었습니다.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은 원내 2당으로 전락하여 전국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지만, 전북에서는 절치부심으로 정운천 후보가 당선되어 20년 만에 교두보를 마련하며 일정정도 도민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총선을 통하여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하여 신뢰회복에 힘쓴다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치란 신뢰이며, 신뢰를 중심으로 한 역량의 결집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당 정운천 당선자를 비롯한 전북지역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전북발전에 매진하고 헌법기관으로서 최선을 다해 신뢰받는 의원이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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