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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와 전주최씨 종대

작성자 :
최진호
날짜 :
2016-08-02

전주 풍남동 한옥마을 첫머리에는 전주 최씨종대(全州崔氏宗垈)와 큰 은행나무가 있다. 전주사람이라면 이 전주 최씨종대와 은행나무를 모르는 이가 없다. 종대(宗垈)는 종족(宗族)이 대대로 살면서 지켜온 터(垈)를 일컫는 말이다. 은행나무는 수령 600년을 넘었다. 전주 최씨종대와 은행나무에 대해 전주 최씨 집안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종대는 월당공 막내 아들인 연촌공의 옛집이며 은행나무도 1402년 연촌공이 심은 것이라고 한다.

전주 최씨족보에 “종대는 연촌공의 전주 동쪽 옛집이고, 월당공의 본 터는 전주향교 동쪽 한벽당 오른편에 있다”고 기록된 점을 감안하면 타당성이 있다. 전주 최씨족보에는 종대에 관한 기록이 있다. 1805년(순조5) 발행한 ‘가경을축보(嘉慶乙丑譜)’ 서문에는 “호남의 종장ㆍ제씨ㆍ제공이 발문을 돌려 단자를 모아 연촌공의 완동구제(完東舊第)에서 계해년 봄에 일을 시작하여 을축년 봄에 완성하였다”고 쓰여 있다.

완동종대는 완산 동편에 있는 종대라는 말로 현 풍남동 종대를 말한 것이다. 또 완동구제는 연촌공의 완산 동편 옛집이라는 말이니 역시 풍남동 전주 최씨종대를 지칭한다. 월당 선생은 네 아들을 두었는데 장남 광지(匡之), 차남 직지(直之), 3남 득지(得之), 4남 덕지(德之)다. 월당 선생은 선대로 부터 많은 땅을 유산으로 상속 받았는데 한벽당 부근 토지와 현 종대 터를 비롯해 주변이 모두 월당공의 땅이었다고 전해온다. 현행 지번(地番)은 일제(日帝)가 토지를 측량해 부여한 것이다. 종대 주변 토지는 풍남동 36번지 단일 지번으로 되어 있다가 분할되어 나갔다.

이는 일제가 측량할 때 주변 토지가 종대와 한 덩어리로 같은 지번이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전주 최씨집안에서는 은행나무에서 한벽당에 이르는 일대가 모두 충숙왕 때 문하시중을 지낸 崔阿가 완산군(完山君)으로 봉작받으면서 받은 사패지(賜牌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되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차츰 줄어 지금은 한벽당 주변 임야와 풍남동ㆍ교동에 약간의 땅만 남게 되었다.

종대는 본채인 화수각(花樹閣)과 상가ㆍ관리사 등 3채로 되어 있다. 화수각은 3간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화수각 구조는 화려하지는 않으나 단아하며 내부에 사용한 목재는 웅장하고 아름답다. 건물 전후와 좌우 4면에는 툇마루가 둘러져 있다. 네 기둥에 걸린 주련은 “향기로운 난초와 같고 보배로운 나무와도 같은 후손들을 씨 뿌려 놓았으니, 춤추는 봉황처럼 날아오르고 하늘로 뛰어오르는 용처럼 훌륭한 후손들 세상에 가득하다. 북두칠성이 모든 별들과 함께 북극성을 향하듯 후손들도 입신하여 관직에 나아가 임금을 섬기고, 학문과 글은 단비가 남쪽 땅 끝까지 적시듯 온 세상을 감화시켜 가문을 빛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은행나무는 전라북도 보호수(전북 제9-001호)로 600년을 넘는다. 웅장한 자태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다. 전주사람들은 종대 앞길을 은행나무 골목으로 불러왔다. 또 은행나무는 영험이 있다고 소문나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이면 은행나무 밑에서 부인네들이 소원을 빈다. 또 가을에는 노란 은행잎을 주우며 음악회도 열려 시민들에게 많은 위안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2~30년 사이 오염과 공해에 찌들고 시달려 몸통과 가지가 썩어 들어가 안타깝다. 다행인 것은 10여 년 전부터 은행나무 밑둥 부분에서 새 가지가 자라나고 있다.

전문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해 DNA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새 가지는 어미 나무 뿌리에서 뻗어 나와 자란 맹아목이다. 어미 목을 복제한 것과 같은 동일 개체 나무라하여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바있다. 유실수는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보다 수명이 짧다고 하는데 은행나무는 600년을 넘게 살아왔다. 앞으로 은행나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른다. 600년 전 선조가 심은 나무가 앞으로 천년만년 푸르게 자라면서 자손만대 후손들을 돌보고 지켜주었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다. <최진호 전라북도의원>

2016. 8. 2. 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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