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이다. 맹자는 어렸을 때 공동묘지 주변에서 살았는데, 어릴 적 맹자는 장례 지낼 때 부르는 노래를 배워 불렀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어머니는 시장 근처로 집을 옮겼는데, 이제는 장사꾼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세 번째로 집을 옮긴 곳은 서당 근처였는데, 이때부터는 예절(禮節)과 공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맹모삼천지교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교육과 인재육성을 위해서는 그만큼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모든 중추기능이 서울에 몰려 있는지라, 서울과 지방과의 격차가 날로 커지고 지방의 인재가 과도하게 유출돼 지역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이러한 서울 일극 구조 속에서 인재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훌륭한 지역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역 출신 학생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서울에 설치된 장학숙이다. 작년에 서울 장학숙을 돌아본 적이 있다. 입사생들은 협소한 공용샤워실과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었고 복도는 신발장이 어지럽게 늘어서 있었다. 체력단련실은 환기가 안 되는 지하 주차장에 설치돼 있었고, 식당 뒤편에 놓인 탁구대 등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로 초라했다. 또한 두 명이 함께 생활하는 5평 남짓한 숙소에는 책상 두 개와 이층침대, 빨랫대와 옷걸이가 놓여있어 두 명의 학생이 동시에 움직이기라도 하면 비켜서야 할 정도로 비좁고 침침한 공간이었다. 시설도 열악했지만 장학숙의 규모가 작아 많은 인원도 수용할 수 없었다. 우리 전북에서는 매년 고등학교 졸업생의 약 11%에 해당되는 1,8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서울소재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그러나 장학숙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올해 초 기준 6.7%수준에 그치고 있고, 입소 경쟁률은 4대1이 넘어 대기자만도 400명이나 된다. 다른 지자체의 장학숙은 어떨지 비교해보았다. 전국 최초로 서울에 장학숙을 건립한 강원도는 제1 강원학사에 274명을 수용하고 있는데, 전북장학숙보다 쾌적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제2강원학사를 설립 중이다. 광주와 전남은 두 지자체가 힘을 모아 1994년 850명 규모의 남도학숙을 건립했는데, 최근 473억원을 들여 60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의 남도학사를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개각이 있을 때마다 우리 전북은 ‘인사차별’로 인한 지역의 허탈감과 박탈감을 토로한다. 정부가 우리지역의 인재를 발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앞서 과연 우리가 지역에 기여할 우수한 인재 육성을 위한 조건을 갖추는데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는가를 돌아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전북 장학숙의 내부 시설을 좀 더 현대화하고, 도민들의 뜻을 모아 제2의 장학숙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장학숙을 이용하는 전북의 인재들이 고향에 고마움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향과 부모님께 부끄러운 자는 이 문을 드나들지 말라.” 강원학사의 입석에 적혀 있는 문구다. 전라북도 서울장학숙이 인재양성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북도청이 보다 깊이 있게 고민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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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7. 25 전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