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예전에는 교육이 세상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교육을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미래를 보장받지 못하고, 아이들은 행복하지 못하며, 최고의 직업을 가진 교사들 또한 학교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있고, 뉴스에서 거론되는 학교 관련한 소식들이란 늘 우울한 얘기들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지난 달, 경기도 교육청이 조사한 '학교운영위 구성현황 자료'를 보면 2013년~ 2015년 사이 경기도내 2,314개교 초중고 전체 학교 학부모선거 중 94.99%가 선거 없이 무투표당선 된 것으로 나타났고, 교원위원의 경우는 더 심해서, 98.2%가 무투표 당선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 운영위원회에서의 안건 발의한 내용을 보면, 교장이 발의한 안건 비중이 99.7%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의 미래를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우리교육의 제대로 된 조타수 역할을 해야 하는 교육주체 단위가 ‘학교 운영위원회’라는 생각이다. 학교 운영위원회는 학교운영에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지역인사가 참여함으로써 학교경영에 있어서 민주적이며, 투명하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의 가치가 배움의 과정에 접목되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도록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구다. 바로 이 ‘심의와 의결’이라는 단어에 학교운영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이 설명되어 있는 것이다. 심의는 협치의 의미를 가진 다 할 때, 의결은 견제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학교장이 자기 코드와 맞는 사람을 미리 정해놓고 경선도 안 한 채 자기 사람을 심거나, 자기에게 필요한 사람을 골라 운영위원을 구성한다면 이런 운영위원회로 민주적인학교는커녕 학교장이 내놓은 안건을 박수로 통과시키는 학교장의 방패막이 기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러한 운영으로 학교의 미래, 교육의 미래를 보장받기는 요원한 일일 것이다. 이 문제는 비단 경기도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며, 지금 우리들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 교육자치기구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실현하고, 교육주체로서 학교 내외의 구성원들이 학교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교육환경과 교육과정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육의 주체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학교운영위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심의와 의결’은 ‘견제와 협치’라는 말로 등치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에 학부모위원과 지역위원을 두는 것은, 기존에 학교 안에서 이뤄졌던 학교의 운영과 교육과정의 운영을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교육과정 속에 지역사회의 가치를 반영하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로 만들기 위함이다. 학교장과의 갈등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을 통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을 위한 선택을 할 때 학교운영위원회의 본래의 목적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 제도적 보완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학교의 주인이며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의 대표도 운영위원회에 참여 시켜야 할 것이며, 공립은 심의기구, 사립은 자문기구의 한계를 의결기구로 승격시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분명 학교운영위원회는 우리 교육의 변화에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며, 제대로 된 기능을 할 때 우리 교육의 희망이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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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7. 25 전북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