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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당에서 보는 능소화의 아름다움

작성자 :
허남주
날짜 :
2016-07-08

“아름다움 때문에 / 사랑받는 일은 쉬우나 / 아름다움 때문에 / 버림받는 일도 쉬운가요

시기와 질투와 모함 때문에 / 사랑하는 이의 눈과 귀를 멀게 하니 / 이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신세가 되고 말았군요.” 7월초에 절정인 능소화의 외로움이 장맛비와 겹쳐지면서 쓸쓸함을 더해가는 모습이 유응교 시인의 ‘능소화의 외로움’에 보인다.

이 시 구절을 보면서 우리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친인척 보좌관 문제가 떠오른다. 90도로 허리를 굽히던 선거철이 지나면 선택을 받은 당선자들은 만나기도 보기도 힘들어 진다. 물론 국사에 바쁜 몸이라 200여 가지의 특권을 헤아리며 숨고를 틈이 없기도 하지만, 귀하신 의원님의 문고리 권력을 움켜 쥔 버마제비 같은 보좌관 비서관 등의 차단막이 내려가기 때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의원님의 신생측근은 그런 대접을 받지 않겠지만, 선거 때 고락을 함께 했던 대다수 측근들은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니 쓸모가 없어지고 정무적 능력이 뛰어나거나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교체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권력의 이동이다.

그런 문고리 권력의 이동이 이번에 더민주당 서영교의원의 친인척 임용문제로 큰 철퇴를 맞았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행해져 왔던 동생 처남 매제 사촌형제 등 임용에 대한 제동이 걸리게 되었고, 관련법안도 발의되었다. 국회가 공식적인 의정활동으로 부처별 업무보고가 시작도 전에 수십 명이 보따리를 싸서 여의도를 떠나는 쓸쓸하고 외로운, 떨어지는 능소화 신세가 된 것이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치열한 선거전을 치루고 당당하게 입성했건만 흐르는 세월 변해가는 국민들의 잣대에 치수를 맞추지 못한 것이 죄라면 죄가 되는 것이다.

울어대는 매미 소리 들으며 원두막에 앉아 수박이나 먹으며 지낸다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떠나는 그들을 위해 박수쳐줄 사람도 없고 그들 모두가 억울하다고 항변 할 수도 없는 처지 아닌가? 바로 권력을 가진 칼자루 쥔 사람들이 자기보호를 위해 떠나는 그들을 보호 해 주지 못하고, 떠나는 자들 중 모두가 애국심이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국민정서를 거스르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 아닌가?

우리는 가까운 이웃들을 먼저 기쁘게 함으로써 먼 데 있는 이웃들까지 불러들이는 매력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선비들 말로 하면 근자열(近者悅) 원자래(遠者來)라고 할까!

나도 지방정치인의 한사람이지만, 우리 정치인들이 못하는 게 바로 이점이다. 틈만 나면 우리는 “누가 돈을 받았는가, 누가 진짜 피해자인가, ‘몸통’은 누구인가…”를 두고 상반된 의견으로 이해가 갈린다. 한쪽은 기름통이고 다른 한쪽은 가스통이다. 이러다 보니 소통은 물 건너가고 대화는 결렬된다. 지역이라고 다를 바 없다. 30여년을 다수당으로 여의도와 우리지역의 대의권력과 자치 권력을 휘두르던 일당의 독선과 아집은 말 할 수 없는 폐해를 남겼다. 단체장이 줄줄이 대를 이어 교도소로 직행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았다. 그런 예는 많았고 지금도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바로 일당에 의한 독점과 독선이 부른 아픔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불거진 도의회의장단 선거 과정의 불협화음과 후유증 역시 더민주당이 도의회 과반 이상 절대 다수 의석을 갖고 있어, 당내 경선이 곧 본선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깨지면서 발생한 ‘다수당의 횡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권력이동에 대한 불만이 잘못 된 발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안 보인다.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보여준 오만과 독선에, 탈당해서 새로운 정당을 만든 국민의당은 사사로운 목소리라도 내고 관철시키지만, 소수당인 우리 새누리당과 무소속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도 금수저 흙수저는 현실이 되고 전북은 신계급사회로 굳어진다.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21세기 인류를 지배할 사회적 주제는 ‘분배’라고 한 진단도 무색해 진다.

그래서 나는 도민들을 믿지만 동시에 과신하지 않는 긴장, 전북발전과 도민복리 증진의 정책목표를 위해 이 새로운 혼란 상태를 적응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2016. 07. 08. 새전북신문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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