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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외면하는 문화복지전문인력
작성자 :
한완수
날짜 :
2016-06-30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2014년 기준 지역문화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것은 전주시가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높은 지역문화지수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외에도 익산시와 무주군, 완주군, 순창군이 각각 시와 군단위에서 상위 10개 지역 안에 포함됐다. 이쯤 되면 전북이 문화수도로 불리는 데 모자람이 없는 것 같다.
문화수도로 불리는 데 모자람 없지만
하지만 지표나 지수가 모든 현상을 올곧게 반영하는 것만은 아니다. 정량적 표현은 오히려 이면의 사실을 왜곡하거나 감추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요컨대 이번 조사결과를 놓고 마냥 반갑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라, 조사결과에 드러나지 않은 지역의 문화 의제는 무엇들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하나씩 보완해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문화복지전문인력의 열악한 현주소가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문화복지전문인력은 시군별로 배치되어 통합문화이용권 이용 정보를 제공하거나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들의 역할 여하에 따라 지역의 문화향유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진일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하지만 문화복지전문인력이 직면하고 있는 조건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인건비만 봐도 월 150만원이 전부다. 수당 등 다른 명목의 인건비는 일체 없다. 이것도 4대보험료를 제외하고 나면 실수령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 여비 10만원을 해당 시군에서 지급하지만 이것도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문화복지전문인력의 근무형태는 사무실 내근보다는 현장 활동형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을 단위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문화소외계층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의견을 들으며 네트워킹하려면 결국 추가로 자비를 들여서 자가발전하는 수밖에 없다.
근무기간은 더 가관이다. 올해 문화복지전문인력은 현재 채용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채용이 완료되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을 근무하게 된다. 지원해서 채용이 됐다고 치자. 다음 해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1월부터 6월까지 무엇을 하면서 하대명년 대기만 하고 있어야 하나.
실제 2012년부터 작년까지 각 시군에서 활동한 문화복지전문인력의 근무기간을 보면 평균 5개월에서 6개월이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4개월이나 1개월만 근무한 경우도 있다. 그러니 근무년수가 2년을 넘기는 경우도 드물다. 시골지역은 그나마 낫지만 전주시 경우는 아예 해마다 사람이 바뀌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활동경험이 쌓여가면서 해당 지역의 실정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전문성을 배양시켜 나가야 하는 게 문화복지전문인력의 바람직한 모습이지만 지금 현실에서는 기대난망이다. 11개월짜리도 아니고 달랑 6개월짜리에 월 150만원을 받으면서 근무하라고 한다면 열정페이도 이런 열정페이가 없을 것이다. 말만 ‘전문’인력일 뿐, 처우는 알바 수준에 가깝다. 아니, 열심히 하면 알바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다.
'열정 페이'만 강요…개선안 시급
문제는 명명백백하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든지 개선책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전라북도의 문화행정은 요지부동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비 사업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고민이라도 해볼 법하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나 시도도 없는 것 같다. 중앙정부의 지침만 내세우며 불가피한 모양새를 강조하기 바쁘다. 이게 바로 ‘예향 전북’, 그리고 ‘문화수도’전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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