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1년 9개월 만에 대통령이 두 번째 기자회견을 했다. 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직후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바꿀지 사과할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대통령은 ‘국민보고’라는 제목의 모두 발언에서 ‘외교지평 확대, 핵 확장 억제, 고용세습 혁파, 의료개혁, 부동산 시장 정상화’ 등의 단어를 열거하며 자화자찬했지만, 어느 하나 동의하기 어려운 말들뿐이었다.특히, 민생경제와 관련해 전혀 체감할 수 없는 ‘경제회복의 청신호, 국민소득 5만 달러’ 같은 허황된 단어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같은 세상을 보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 민생경제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더 짙어지고 서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통령이 2년 만에 한다는 말이 책임회피와 일방적 주장이라니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이어진 기자회견은 더욱더 가관이었다.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정기조는 옳았지만, 소통이 부족했다며 국정기조를 전환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과 주가조작 의혹 특검, 채해병 특검에 대해서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대통령이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며 처음으로 사과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사법적 판단에 따른 언급이라는 비판이 높다.무엇보다 국회에서 통과된 특검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특검’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방해 의혹 특검법’에 대한 국민적 찬성 여론이 70% 안팎으로 높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투표를 통해 정권에 대한 심판을 했음에도 이러한 민심의 요구에 귀를 닫는 모습에 절망스럽기까지 했다.많은 국민이 이번 기자회견을 기다리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자신과 가족의 사적 이해보다는 공정과 상식을 앞세우는 국가 지도자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결국, 자신과 부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일방적인 소통을 우리는 불통이라고 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변명과 불통으로 일관하며 국민을 기만했다고 판단한다.그리고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바로 다음 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5월 10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른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대로 취임 직후와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하면 더욱 낮은 수준으로 역대 대통령 취임 2년 무렵 직무 수행 긍정률은 노태우 28%, 김영삼 37%, 김대중 49%, 노무현 33%, 이명박 44%, 박근혜 33%, 문재인 47%로 윤 대통령은 집권 2년에 대한 국정평가는 역대 꼴찌에 해당한다.대통령 지지율 조사결과에 대해 갤럽은 “인사, 경제, 부동산 정책 평가가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수준”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사안, 이종섭 전 장관 등 총선 전후 당정 인선 등의 여파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여전히 이러한 민심은 전혀 살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도 이 같은 일방적 소통과 주장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 3년은 레임덕이 아닌 데드덕에 처할 것이다. 국민의 신뢰는커녕 국민의 분노만 남았기 때문이다.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점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에 앞서 저출생수석실을 대통령실에 신설하겠다는 점이다. 대통령 취임 당시 대통령실을 슬림화하겠다며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으로 옮긴 대통령이 이제는 대놓고 대통령실을 조직을 늘리고 있다. 이미 가족방탄용이라는 평가를 받는 민정수석을 부활시켰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에서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검찰 출신을 기용했다. 전세계 최악의 합계출산율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 저출생대응기획부 등에도 또 검찰 출신이 기용되는 것 아닐까 매우 우려스럽다.
한정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원 / 새전북신문 2024.05.16.(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