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의회에서 도의원 임기 48개월 중 27개월이 지났으니 수명으로 본다면 본인의 의정활동도 불혹을 훌쩍 넘긴 셈이다. 불혹을 지나오면서 본인을 둘러싼 전라북도 환경에는 잔바람, 거센 바람이 끊임없이 오갔지만 연기금 바람만큼 지칠지 모르고 불어댄 바람도 없는 것 같다. 연기금 바람은 잠재된 태풍이다.
본인의 목소리가 얼마나 크기야 하겠냐만은 연기금 순항을 위해서만큼은 시기와 대상을 달리하며 높였다 낮췄다를 반복해왔다.
52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은 4년 후인 2020년에는 847조, 2043년에는 2,561조에 달한다. 2016년도 정부예산이 380조 남짓임을 보면 얼마나 거대한 규모인지는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30년도 안된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세계 3위 수준의 거대 연금액을 보유할 수 있는 근본 원인은 유럽과 달리 적립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국민연금기금은 부과방식으로 매년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된다.
방식이야 어쨌든 국민연금기금은 중앙부처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황금알이다. 이 연기금만 갖고 있으면 국내에서, 세계에서 하지 못할 사업, 얻지 못할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2017년 2월에 전라북도로 이전해오기로 한 기금운용본부를 두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시키기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하였고, 서울시는 서울시대로 기금운용본부 서울사무소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유치를 추진하기도 했다. 제19대 국회에서만 네 차례 법안이 발의되었는데, 이 중 세 개가 공사화 설치 법률안이었고 일부는 주소조차 서울시에 둔다는 내용이었다. 제20대 국회가 들어섬과 동시에 본인은 중앙정치권의 역할을 피력한 바 있었다. 중앙정치권에서 논의가 되더라도, 정치적으로 막아낼 동력을 사전에 만들어놓고 충분한 설명과 교감으로 뭉쳐져야 비로소 방패막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바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제20대 국회에서는 국정감사장에서조차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기금운용본부 전주이전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고, 문형표 공단이사장이 공사화 필요성으로 맞장구를 치고 나선 것이다. 노골적인 연기금 공사화에 대한 공론화의 포문을 연 셈이다. 연기금과 복지부, 국회 보건위는 철의 삼각을 이루고 있는 중이다. 논리와 연기금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이 관계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다.
중앙무대에서 전북을 대변하고 있는 정치권은 결속해야 한다.
기금운용본부를 지켜내는 제1의 원칙은 기금운용본부와 국민연금법은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금과 제도의 일치성에 있다. 보건복지위에서 ‘기금운용’얘기만 나와도 다루지 못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별개로 논하자는 기금운용위원회 설치 법률안도 불가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전 후 공사화’도 불가하다.
연기금의 기관유형과 소재지는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국민연금법’에 따라 명확히 정해진 부분이다.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와 당선인 시절부터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하며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의 당위성을 역설하였고, 여야 정치권 합의로 개정된 국민연금법에 따라 내년 2월이면 완공과 함께 본사 이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을 계기로 그동안 낙후의 대명사였던 전라북도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고 금융타운 조성과 인력양성 및 정주여건 등 후속조치를 준비해오고 있다. 내년 2월에 생길 희망을 보고 있는 것이다.
본인은 의정활동 임기동안 연기금을 위해 줄곧 목소리를 내왔다. 아프리카 밀림 한가운데 날개 짓을 하고 있는 나비처럼 말이다. 그리고 남은 임기에도 되풀이 할 것이다.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가져올 효과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6.10.21. 새전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