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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우왕좌왕, 안이한 정부 대응

작성자 :
김현철
날짜 :
2016-12-23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국내 가금류 사육농가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 국정이 혼란한 가운데 손 쓸 새도 없이 ‘최고 속도 전파’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최다 살처분’이라는 사상 최대의 피해를 낳고 있다.

피해규모만도 20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222건이 발생해 닭·오리 1,921만 마리가 살처분되었고, 164만 마리가 살처분 될 예정이다. 올 9월 기준으로 전국에 사육 중인 닭·오리 1억 6526만 마리의 13%가량이 땅속으로 묻혀버린 셈이다. 전북도에서도 정읍, 김제 등에서 발병해 피해규모가 120만9000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번 AI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H5N6형 바이러스와 H5N8형이 동시에 검출되어 방역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상태로 라면 그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를 일이다. 사육농가는 가뜩이나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연례행사처럼 AI까지 가세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정부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데도 방역체계는 여전히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오락가락이다. AI 위기경보 단계를 한 달이 지나서야 ‘심각’으로 격상한 데다, 애초 AI 확산을 막기 위해 살아있는 닭의 유통을 금지했으나 일부 농가들의 불만으로 허용했다가 다시 금지하는 등 컨트롤타워가 중심을 잃고 말았다.

당장 현장의 AI 방역 시스템은 허술하기 그지없다. 방역초소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AI 양성 확진을 받은 농가조차도 방역복이나 방역 신발도 착용하지 않은 채 농가를 드나들고 있었다. 방역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이 여전히 부실했다. 초동방역부터 실패한 상태이니 사태가 더 확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AI가 발생한 일본은 곧바로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려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신속한 초동 대처와 과감한 살처분 작업으로 피해규모를 5개 농장 닭·오리 78만 여 마리를 살처분한 것으로 끝낼 수 있었다.

‘예방’을 최우선으로 2~3중의 통제와 소독 관리를 실시하면서 감염원의 농장 유입 차단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일본의 AI 관리 정책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농가별로 가금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AI의 경우 잠복기가 있어 발병하기까지 증상이 없고 어느 경로를 통해서든 전파될 수 있으므로 농가별 지속적인 검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보다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예방활동 매뉴얼을 베포하고 지속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통해 양계농가 스스로 자신들의 농가를 지켜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방역체계 허점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서둘러 백신 접종으로 선회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백신의 효능이나 바이러스 변이에 따른 인체 감염 등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지만,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시행여부에 대한 정부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40여 일 동안 발생한 AI 피해규모는 그동안 가장 피해가 컸던 2014년 6개월 누적 규모를 훨씬 뛰어넘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더 이상 AI의 주범을 철새로만 돌리며 어쩔 수 없다는 우왕좌왕 안이한 태도는 안 된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2016.12.23 전북일보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