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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품은 뜻

작성자 :
송성환
날짜 :
2016-11-18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지난 주말 100만 시민이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일시에 촛불을 밝히는 모습을 보고 감동과 함께 온몸으로 전율을 느꼈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직접 현장에 가지 못한 수많은 국민들도 마음만은 그곳의 시민들과 함께였다. 무엇이 이토록 국민들을 한마음, 한뜻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인가. 바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임을 부정하고 국가의 시스템을 일시에 무너뜨리며 국민들의 자존심을 헤집어놓은 세력들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민중을 뜻하는 데모스(demos)와 권력(지배)을 뜻하는 크라토스(kratos)로부터 파생된 민주주의는 민중이 지배하는 정치형태를 말한다. 국민의 동의와 지지에 의한 지배로 널리 알려진 것처럼 고대 그리스 아테네시의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이 직접 참가해 국사를 결정하는 민회, 그리고 시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사람들로 구성되는 평의회와 재판소로 구성되었는데, 시민은 이때 선거나 추첨, 윤번제 등 우연적(偶然的) 방법에 의해 평의회와 재판소에 참여해서 다스리는 자리에 오를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졌었다.
기원전 5세기에 실시된 아테네식 민주주의를 현재에도 접목시켜보고자 노력하고 있는 제도들이 우리 도정에도 더러 있다. 주민참여예산, 시민감사관제, 도정 모니터링단, 각종 시민 감시단, 시민 기자단... 주민들이 참여해서 다음연도 예산을 설계하도록 하고, 주민들이 참여해 감사를 공정하게 이끌도록 하고, 각종 위원회에도 시민사회를 참여시켜 공정성을 꾀하도록 하는 제도들. 해를 거듭하면서 형식이 되어버린 것들이지만 이 제도들의 원래 취지는 시민이 다스리는 자리에 오르도록 기회를 평등하게 주자는 취지였다.
민주주의는 생활의 체험 속에서 익혀지기 때문에 시간의 함수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진화론과 비슷하다. 정치발전이 경제발전보다 훨씬 더디고 어려운 이유이다. 정치영역에 너무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발전이 단선적이고, 가시적이지 않은데, 종국에는 선진국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정치발전이지 경제발전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민주주의는 자가당착과 역설 속에서 출발하고, 살아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인데 민주주의는 인간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이기심을 북돋우려고 하는 것도 민주주의지만, 이것을 억제하는 것도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는 경쟁과 이해타산의 비정한 인간관계 속에서 오히려 생성되고 자라지, 풍성한 인정이나 화목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라지 않으며, 정의 그리고 신의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민주주의는 오히려 삭막감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성숙한 민주사회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21세기에 100만 촛불집회를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목격하면서, 국정농단과 같은 무질서와 범죄가 상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십분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기본진리이지만 잊고 지낸 생활 속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사회가 진화하면서 점증적으로 정착된 민주주의 가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 속에서 넓고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공직자는 공직자의 자리에서, 의원은 의원의 자리에서, 그리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리에서 민주주의가 본래 품어왔던 뜻을 깊이 새겨봐야 할 것이다.

2016.11.18 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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