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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작성자 :
송지용
날짜 :
2017-03-03

농사를 지었던 우리 조상들은 기후나 계절의 변화를 아는 것이 중요했다. 따라서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24절기를 정하고, 이를 적극 활용했다. ‘경칩(驚蟄)’은 24절기 중 세번째로 일년 중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날씨가 풀린다는 날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경칩보다 한 달 가까이 이른 입춘 즈음에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는 보도를 보았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에 영상 5도를 넘는 날이 잦다 보니 개구리 산란 시기도 당겨졌다고 한다. 일상화한 기후변화에 이른 봄 만물이 깨어나는 풍경까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른 봄 만물이 깨어나는 풍경을 바꾼 방해물이 기후변화였다면 우리사회가 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소득양극화에 따른 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국제통화기금 자료를 분석한 보도자료를 보면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고, 주요국 중 신자유주의 발원지인 미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성과가 대부분 상위 10% 소득층에게 집중적으로 배분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갖게 된 요인 중 하나가 부의 편중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중산층의 감소에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한 번의 실패 및 실직이, 곧 하층민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사회구조가 최후의 선택으로 내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가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소득양극화와 더불어 우리사회가 직면한 문제는 저출산 문제다. 통계청이 잠정 집계한 2016년 출생·사망 통계에 관한 기사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000명으로 전년도보다 3만2000명 줄었다. 출생아 수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은 1.17명으로 전년보다 0.07명 줄었다. 이는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출산과 양육은 젊은 세대들에게 큰 고민거리로 다가왔다. 높은 집값과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한 취업난은 출산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개인의 역량과 노력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적 제도의 변화가 먼저 일어나야 한다고 본다.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가 되고 따뜻한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는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사회적 제도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비록 구글에서 개발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고 인공지능이 발전해 많은 것을 변화시키는 세상이 왔다고 할지라도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라고 본다. 소득양극화와 저출산, 경제위기 등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리더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다. 그날이 곧 올 것이다. 우리의 올바른 판단이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 수 있다.

경칩이 지나면 따뜻한 봄의 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우수·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말이 생겼다. 정유년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나라 모든 분야가 순리대로 잘 풀리기를 기대해 본다. 누구에게나 봄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이다.

2017년 3월 3일 전북일보

누리집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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