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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의 촛불이 마침내 국민의 승리로 귀결되어 임기가 남은 대통령을 갈아 치우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보궐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대선에도 아니나 다를까 안보프레임을 이용하여 득표를 하려는 시도가 여권 후보들에 의해 끈질기게 제기되고 있다. 87년 민주화 이후 우리 대통령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안보가 이슈화 되지 않는 때가 없었다. 대선에서 안보는 북풍으로 이어져 실제 대통령 선거에서 표심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달콤하기만 한 안보프레임 이슈화는 북풍을 이용한 색깔론으로 실제 선거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하였다.
이 나라 대통령을 꿈꾸는 5명 유력후보들이 토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안보주제에 대한 한미동맹의 진실은 무엇인가. 윤태룡이 논거 한 동맹이론에 의하면 동맹은 크게 보면 국가 간의 연합 현상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두 국가가 공식적인 협약을 맺어 유사시에 군사적으로 서로 돕기로 약속하는 강한 결속상태를 말한다고 하였다. 우리의 한미동맹은 어떠한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미관계는 국가자율성을 양보하고 안보를 확보하는 교환동맹으로서 비대칭적인 동맹으로 출발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1994년에 평시작전권이 한국으로 이관 되었고 전시작전권도 2012년 4월 17일에 한국 측에 이양하기로 참여정부시절 합의 하여 놓았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정부 들어 전시작전권은 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채 미국에 위임되어 버려 우리나라의 자주성을 찾으려는 시도는 중단된 상태이다.
정리하여 요약해 본다면 한미동맹의 역사는 이승만, 박정희 정권의 종속관계. 박정희 정권 후반에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까지는 현실주의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실현시킨 시기로 본다. 이어 김대중 정권 이후는 자유주의적인 영향 관계로 발전되는 시기로서 보다 규범화된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시기이다. 이를 잘 판단해 보면 자유주의적인 영향의 관계인만큼 한미관계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스나이더의 동맹안보 딜레마라는 개념을 대입해보면 동맹국간에 동맹유지를 위한 상호간의 공약(commitment), 혹은 지지(support)의 수준이 달라짐에 따라 생기는 동맹관계에 있어서의 유기(abandonment)와 연루(entrapment)의 딜레마는 동맹관계를 설명하는 메커니즘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A가 B에 대해 지지 혹은 공약의 수준을 높이면 A는 B에 의해 유기당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반면, A는 원하지도 않는 B와 C의 갈등에 말려들기 쉽게 된다는 것이다. 또는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을 대입하여 보자. 지금의 상황은 누가 유기의 입장이고 누가 연루의 입장인가. 이를 좀 더 현실감 있게 남북관계와 미, 중 관계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판단 해보면 미국은 북한의 핵문제와 직접 맞닥뜨려 있으므로 연루의 입장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입장을 좀 더 이성을 갖고 생각해보면 유기의 입장으로도 볼 수 있다. 왜냐면 한국은 스스로 북한과 직접 대화나 대립하여 핵문제를 해결 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한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안보를 주장하고 이슈화 하여 득표에 이용하려 하는 후보는 마치 북핵문제를 자신이 해결 할 것처럼 이야기 한다. 즉 연루의 입장에 있는 것처럼 하여 선거 쟁점으로 만드는 것이다. 착각도 한참 착각이다. 우리가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남북한이 관계 개선을 하여 좋아지면 한미동맹은 유기의 형태로 전환 되어 가며 남북한이 충돌과 대결로 치달으면 한미관계는 연루의 형태로 가는 것이다. 연루와 유기의 동맹관계를 잘 어울러서 솔로몬의 지혜를 짜 내어야 현재의 북핵 위기를 해결 하고 한미동맹속에서 국가의 자주성을 회복해 갈 것이다. 무조건 미국과 굳건한 동맹을 외친다고 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북풍은 산들 바람 속에 서늘하기만 하다.
2017.04.25 새전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