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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들의 모습

작성자 :
송성환
날짜 :
2017-03-17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의 현직 대통령 파면 결정을 통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까지의 모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92일 간 우리 국민들께서도 참으로 고생이 많았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겪어 왔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또 다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할 입장에 놓여있다. 불행한 일이지만 이 또한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2017년 3월 12일 밤. 어둠속에서 도망치듯 떠나는 한사람 박근혜 전 대통령. 2017년 3월 13일 낮. 박수와 축복 속에서 떠나는 또 다른 한사람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매스컴을 통해 비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이들을 관통하는 두 가지의 메시지를 생각했다.

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한다는 뜻의 사불범정(邪不犯正), 그리고 사람이 짓는 선악의 인업에 응하여 과보가 있다는 뜻의 인과응보(因果應報)다.

헌재 판결에 대해 일부 지지자들은 탄핵 불복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찬성 쪽이 많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 모두‘잘 된 일’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80%를 넘었다고 한다. 이토록 명약관화한 사실 앞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다.
마침내 입을 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탄식이 여전히 귓속에 맴도는 것 같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탄핵 불복의 메시지를 표명한 것이다...

백번 양보하여 박 전 대통령은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바랐거나 믿었기에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헌법의 마지막 수호자인 대통령이 이렇게 헌법을 무시하고 부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국회를 통과할 때 그리고 헌재의 세종시 수도이전 위헌결정 때“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곧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이것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이라 주장하던 이는 누구였던가?

상처받은 국민과 함께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위안을 삼아 본다.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하며,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너무나 달랐던 떠나는 이들의 두 모습이다.


2017년3월17일 새전북신문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