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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소외와 동부권 몫 찾기

작성자 :
백경태
날짜 :
2017-03-16

대한민국이 산업화 이후 겪어온 고도성장의 정도와 전북의 낙후 정도는 반비례했다.

한국사회의 경제적 성장은 전북사람들에게는 화중지병이었다.

우리는 소외와 차별의 장막을 걷어내라고 아우성쳐왔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전북 몫 찾기’도 차별과 소외로 점철된 전북의 지역발전사를 더 이상은 묵과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결의와 선언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스스로 성찰해볼 대목이 하나 있다.

구조적으로 착근한 전북홀대를 탓하고 전북 몫 찾기를 소리쳐 외치면서 정작 우리 안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소외와 아우성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동부권 소외문제가 그렇다.

무진장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 소외는 전북에 씌워진 소외의 굴레 위에 덧씌워진 또 하나의 소외다.

이중의 소외를 경험하는 동부권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우성이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해서 그 동안 전라북도는 만족할 만한 화답을 해주지 않았다.

시쳇말로 ‘큰 거 한 건’은 고사하고 대단한 수고나 대규모 재정이 수반되지 않는 사안에도 소홀한 태도를 보여주기 일쑤였다.

전혀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 반응은 냉소적이다.

소외와 차별의 장막을 걷어내라고 아우성치는 전북이 또 하나의 소외와 아우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은 모순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비근한 예를 보자. 최근 전주에서 무진장을 오가는 시외버스 노선 변경이 이루어짐으로써 주민들은 편도 900원의 요금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국도로만 다니던 기존 노선을 전주에서 진안IC 구간까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도록 하는 노선변경을 통해 주어지게 된 혜택이다.

무진장 주민 7만명과 연 이용객 30만명이 혜택을 보게 되었으니 결과만 놓고 보면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런데 사실 이 사안은 오래 전부터 무진장 주민들이 요구해온 바였다.

고속도로가 개통되었으니 전구간 국도를 이용하는 노선에서 부분적인 고속도로 이용 노선으로 변경하면 운임 인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운임산정 기준에서 국도와 고속도로의 km당 단가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거리는 16km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무주-대전과 무주-전주간 요금이 두 배의 차이가 나는 것만 봐도 기존 노선 및 주민의 비용부담이 얼마나 비합리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이렇듯 타당하고 설득력 있는 주민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데도 오랜 시일이 걸렸다는 것은 전라북도가 무진장과 같은 동부권 주민들의 탈(脫)소외의 아우성에 얼마나 둔감하게 대응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무주를 비롯한 동부권은 주민 교통편의와 외지인의 교통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동부권 소외 감정 해소는 물론, 동부권 발전의 초석이 된다는 것은 도 행정이 더 잘 알고 있었던 사안이 아닌가.현 민선6기 도정이 신속한 조치로 화답을 해줘 과거의 도 행정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여준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만 만족할 일이 아니라 동부권의 교통편의성이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 그리고 나아가 동부권 지역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버스노선 변경처럼 당장 주민들이 원하고 요구하는 목소리를 경청하는 태도도 선행되어야 한다.

전북 몫 찾기는 동부권 몫 챙겨주기에서 먼저 시작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2017년3월16일 전북중앙신문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