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 링크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및 주소,전화번호 안내 바로가기

나를 찾아주는 농업과 농촌의 가치

작성자 :
이호근
날짜 :
2017-08-02

매 주 금요일 이면 담장너머 들판 저편에 길게 늘어선 자동차 불빛 행렬이 한 밤중 까지 이어진다.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가까이 살기 때문에, 이 규칙적인 행사(?)가 익숙해져 있다. 무슨 특별히 이 현상을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일상에 바빠 지나치다가도, 농촌에서는 흔치 않은 이 장관을 보면 금요일 오후임을 직감한다.
저 많은 차량들은 무슨 일로 이 시간에 지나갈까?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가는 이도, 주말을 맞이하여 도시를 떠나 휴식 지를 찾아 떠나는 이도, 사업차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 이도, 그리고 주말농장을 두고 가는 이도, 다양한 이유로 이 길게뻗은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 일 것이다.

뉴스를 즐겨 보는데, 채널을 돌리다 보면 “나는 자연인 이다” 라는 모 방송 프로를 접하게 될 때가 있다. 무척 불편한 생활을 하면서도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그럴까 하고 생각이 들고, 이 편리한 문명의 생활을 두고 가족도 없이 무슨 청승을 떠는 것 같아 마땅챦은 시선을 둘때가 많다.
저 마다의 사연들은 있었다. 건강을 찾아 깊은 산중 으로 들어간 사람, 도회지에서 사업을 하다 실패하여 숨어 들어간 사람,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살다가 힘에 겨워 자신만의 생을 찾고자 도피처 삼아 들어간 사람 등 다양한 이유로, 그것도 거의 혼자 사는 사람들 이야기다. 한편으로 핀잔을 하며 보다가도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그 프로를 마칠 때 까지 시청하는 경우가 있다.
방송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은 거의가 먹고, 자는 것이 자급자족을 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비록 소찬이고 겨우 비바람만 가릴정도 의 주거 형태지만, 자신들의 생활에 당당하고 만족 스러움을 굳이 감추려고도, 과장되이 말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외려 자연속에 살면서, 과거 자신들의 삶에서 얻지 못 했던 자유와 만족감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농촌에 살고 있는 나도 때론 단 몇일 이라도 저렇게 살아 봤으면 하는 상상을 해 볼때가 있음을 감추고 싶지는 않다.

아마 한달 전 쯤인가 욜로(yolo) 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고 무슨 뜻 인지 몰라 사전을 열었는데 알 수 없어,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한번뿐인 인생’-인생은 한번 뿐이니 후회없이 즐기라. 라고 답한다.
아마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서, 나를 버리고 조직과 가족 그리고 주변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숨가뿐 일상으로부터 자신을 찾아가자는 뜻 으로 해석했다. 현대 사회는 타인과의 경쟁, 다른 조직 집단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 부림을 친다. 젊어서야 목표에 대한 기대치 때문에 오로지 성공만을 위해 많은 것을 버리지만, 세월이 어느정도 흐르면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은 살아 보니 꼭 그만큼 이더라’ 라고 말씀 하시던 선배님의 말도 기억난다. 하루하루를 살면서 나를 위한 배려는 퇴근후 지인들과 즐기는 술자리, 그리고 주말엔 늦도록 잠자는 것이 이시대를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 이었다. 어쩌다 휴가라도 주어지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 뵙기, 가족을 위한 여행 으로, 그것 마저도 의무가 되어 버린 이 시대 동료들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도시생활을 20여년을 넘게 하고 시골에 돌아와 살고 있는 나는, 그래도 행복한 편이다. 시골생활 스므 해를 넘게 살면서, 나는 자연속에서 살고 있고, 그 많은 날들중 똑 같은 풍경을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 매일이 새로워 그 것도 감사한 이유이다. 때론 녹음이, 때론 광풍이, 천지가 하얀 색으로 변해버리는 들판도, 찌는듯한 더위도, 나를 일상의 투쟁의 장소로 몰아 내지는 않는다. 나는 그 속에서 잠시 쉬면 그만이다. 아마 돌아오는 금요일에도 농촌으로 오는 차량 행렬이 이어 질게다. 그 사람들이 농촌을 자연을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곳으로 알고, 그 곳에서 만들어 지는 것들이 소중하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히 금전으로 해결할수 없는 것으로 느끼길 바랄 뿐이다.
일상을 다 버릴수는 없으니 일주일에 단 하루라도 나를 쉬게 하고,사람과 좀 떨어져서 자연인 으로 잠간 돌아갈 곳, 농촌은 어떤가?

 


2017. 8. 2 새전북신문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