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농업과 농촌이 전라북도의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난 2014년, 송하진 도지사는 민선6기를 시작하며 전라북도 농업정책으로 ‘삼락농정(三樂農政)’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락농정은 보람찾는 농민, 제값받는 농업, 사람찾는 농촌을 말하는 것으로 전북의 농민과 농업, 농촌이 즐거울 수 있도록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렇게 시작한지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농업분야는 다른 분야보다도 정부의존도가 높고 산업화, 자유무역협정, 인구감소 등으로 지속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탓에 지방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농업의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 농촌의 현실은 힘들다. 쌀값은 20년째 그대로고,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입농산물이 시장가판대를 점령하고 있는 풍경도 이제 낯설지가 않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6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농가소득으로 농민들은 또 지난 일 년을 버텼다. 더 심각한 것은 전북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42.3%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농촌에는 일할 사람도, 농사를 이어갈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전라북도가 농업, 농촌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이유는 있다. 그것은 전라북도 14개 시군중 전주시를 제외한 5개 시가 도시와 농촌이 결합된 도농복합도시이고 나머지 8개의 군이 농촌지역이기 때문이다. 전북이 잘 살기 위해서는 농촌이 잘 살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비옥한 토양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태생부터가 농업과 농촌이 흥했기에 풍부한 먹거리와 풍류문화를 발달시킬 수 있었고 이것은 현대에 와서도 우리 전북의 대표 경쟁력이 되었다. 다행인 것은 전북의 농촌이 지닌 뛰어난 자연환경과 그 속의 수려한 역사와 문화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여전히 전북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발굴하고 발전시키기만 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전북의 경쟁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앞으로는 국가안보에서 있어 식량주권이 매우 중요하다. 각국마다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자국의 종자산업을 육성하고 비축식량을 늘리고 있다. 국제화시대에 농업은 국가마다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으로 보호해야할 공공재이자 기초산업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농업과 농촌은 환경과 생태계 보전, 지역균형개발, 공동체 등 전통문화의 계승 등의 측면에서 공익적 가치를 지닌다. 그동안 농업을 단순히 돈벌이수단으로만 여겨 시장경제체제 속에서 돈 안 되는 단순노동정도로 저평가해왔지만 앞으로 농업과 농촌의 위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농도 전북의 가능성 또한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훈장을 받기도 한 프랑스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그의 대표작 연금술사에서 동트기 직전이 이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현실에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희망을 꿈꾸는 것이다. 힘든 시간은 희망을 꿈꾸게 되면서부터 준비의 시간이자 단련의 시간으로 시간의 성격이 변하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희망들이 모이는 그 때부터.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즐거운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 없고 가난한 농촌이지만 내 고향 농촌의 밝은 미래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2018.01.02 전북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