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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과 장마가 시작되는 7월 초입, 남원지역에서 대규모 학교급식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학교급식으로 제공된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으나 관계기관에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최소 한두 달은 있어야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명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해야 하는 시점이기에 섣불리 예단하기는 이른 시점일 수 있으나 현재까지 나타난 현상과 특징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언론 보도와 도교육청 등 자료에 따르면, 최초 발생한 7월 3일 153명(15개교)에서 단 3일 만인 7월 6일 누적환자수가 1032명(24개교)로 급격히 늘어났다. 7월 6일 이후 현재까지 신규 발생 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당장 급한 불은 꺼진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은 환자치료에 집중하고 혹여 있을지 모를 신규환자 발생 현황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학사일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도내 모든 학교급식에 대한 특별점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번 사안에서 나타난 몇가지 특징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하는 식중독 통계(www.foodsafetykorea.go.kr)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 5월 31일까지(2023년 이전은 확정, 2023년은 잠정치, 2024년은 5월 31일 기준 신고 건수 기준) 전북지역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발생 현황은 지난 10년 동안 총 13건에 609명이었다. 반면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그리고 2023년에는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사고가 전혀 없었다. 최근 10년 동안 도내 학교급식에서 발생한, 단일 최대 규모 환자를 발생시킨 식중독 사건이 이번에 남원에서 발생한 것이다.더욱이 도교육청 및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서는 2024년 상반기 학교급식 위생·안전 점검을 이미 실시한 터였다. 각급 학교 학교급식에 대한 점검이 끝나자마자 발생했다는 점에서 점검은 제대로 된 것인지, 점검이후에 어떠한 문제로 발생한 것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역학조사의 결과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언론 보도 등에 알려진 바와 같이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었고, 24개 학교의 급식에서 동일업체의 김치가 제공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동일 업체가 아닌 다수의 업체가 각 학교에 김치를 각기 제공했더라면 피해 규모는 분명 줄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는 흡사 ‘비행운영에 관한 규범(FOM: Flight Operations Manual)’에 따라 항공기 운항승무원인 기장과 부기장은 비행 안전 및 식중독 가능성을 고려하여 각기 다른 시간에 다른 종류의 음식을 취식하도록 하는 방식에서 착안할 수 있는 예방법이다. 해당 규범에 따르면 반드시 기장과 부기장은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한다. 혹시나 상한 음식을 먹어 이상이 생기더라도 한 사람은 무사해야 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위험요인을 분산시킴으로써 피해 규모를 줄이는 방식의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한다. 특정업체의 특정 식재료가 다수 학교에 공급되어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 위험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공급처의 다변화 방식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도내 학교급식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면 특정 식재료를 동일업체가 다수 학교에 공급하는 현황을 분명히 먼저 살펴야 한다.마지막으로 김치에서 식중독의 원인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조리실에서 가열하는 음식과 달리 완전 조리되어 제공되는 식품에 대한 특별한 점검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도교육청만이 아니라 식약처나 식품위생을 담당하는 지자체나 관련 기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우리 의회에서도 이번 사안을 면밀히 살피고 새롭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진형석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장/전민일보 2024.07.12(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