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벚꽃 엔딩’이라는 노래가 있다. 해마다 봄철 벚꽃이 필 무렵 길거리 어디서나 흔하게 들리던 노래다. 하지만 노래 제목이 현실을 빗댈 수 있는 말이라는 점에서 쉽게 흘려듣지 못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바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진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소재한 대학부터 문을 닫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역대학이 사라지면 결국 지방소멸을 뜻한다는 점에서 ‘벚꽃 엔딩’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은 매우 크다.지방소멸은 단순히 초저출산과 고령화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 전북만 하더라도 청년들의 인구 유출이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년세대의 수도권 유출의 시작은 고등교육 단계인 대학 입학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역대학으로 입학한 학생 중 2%가 내신 1등급에 해당하지만, 지방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의 약 15.2%가 내신 1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특목고나 자사고 졸업 학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한다.물론, 내신 등급과 특목고 및 자사고 출신이라는 점만으로 개별 학생의 우수성이나 잠재력을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학업적으로 우수한 지방의 학생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고, 지역보다 수도권에 우수한 학생 자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뿐만 아니라 지역대학에 재학하다가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의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보다 지역대학의 학생 중도탈락률이 더 높은 상황에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또한 자퇴 학생 비율을 나타내는 재학생 충원율 역시 지방은 늘 100%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금의 지역대학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심각한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지역대학의 쇠퇴는 지역의 교육력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지역의 경쟁력과 지역 주민의 삶의 질에도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지방소멸을 나타내는 중요한 징후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서 대학 하나가 사라지거나 곤란을 겪는 것 이상의 문제로 인식하고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역대 대부분의 정부가 지역대학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재정지원과 연계한 대학 구조조정 평가에 방점이 있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되곤 했다. 특히, 지역대학의 여건과 함께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지 못하고 지역대학의 지속가능한발전을 위한 경쟁력 확보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고등교육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은 고등교육 정책의 지역적 해법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이해된다.‘글로컬대학 30’ 사업은 비수도권 지역대학 30곳을 뽑아서 학교마다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해 대학의 특성화 경쟁력, 지역 사회의 특성, 지역 발전 전략, 지역 소재 기업의 특성을 토대로 하는 대학 혁신모델을 창출해 세계적 대학으로 키우겠다는 정책이다. 정책 목표대로라면 해당 사업을 통해 지역대학이 지역의 교육력을 강화해 지역 사회에 인재를 공급하고 산업 생태계에 이바지하며 지역 사회의 싱크탱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으로 이해된다.도내에서는 지난해 전북대학교가 10개 대학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올해도 10개 대학을 선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도내 다수 대학이 도전했지만, 지난 4월 통합을 결정한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만이 2024년 예비지정에 선정되었다. 본지정까지 가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대학 역시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지만.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혁신 방안을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사회의 역할이다. 전북의 지속가능한발전을 위해 원광대와 원광보건대의 글로컬 대학 본지정 선정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 구성원의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한정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원 / 새전북신문 2024.06.20.(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