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민주당의 압승으로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기쁨보다는 두려움과 부담감이 앞선다. 사회 전반의 적폐청산과 공정사회 구현, 수구냉전의 종식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국가차원의 과제, 그리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창출이라는 지역차원의 과제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이번 선거결과의 함의로 읽히기 때문이다. 도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후자와 관련된 사안에 더 골몰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큰 틀에서는 도의회의 환골탈태가 시급하다. 지금까지 도의회는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자치법규 입법, 깊이 있는 현안검토와 지역사회 관심 환기, 도 핵심현안에 대한 대정부 건의 등 다양한 의정활동이 있었다. 하지만 관성 탈피 실패와 과감한 혁신 부족으로 도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도민이 체감하는 정도도 미미했다. 이제는 개별 의원은 물론, 도의회 차원에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도민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총론에서의 이러한 결의 없이 각론에서의 구체적인 실행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도의회가 견제와 감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이번에는 집행부와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크다. 이것이 결국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도의회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견제와 감시 대상에 성역을 두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집행부 입장에서 민감하게 여길만한 사안일수록 과감하고 촘촘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당장은 서로가 불편하겠지만 그것이 지방선거에 투영된 도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최선의 길이며, 도의회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첩경이다. 도의회의 독립성 제고도 간과할 수 없다. 주지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기관대립형 모델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의회사무처에 대한 인사권이 여전히 자치단체장에게 있는 현실에서는 기관대립형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집행부 견제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위해 이뤄지는 실무선에서의 의정보좌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관련 입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도의회의 인사권과 자치입법권은 당장은 어렵다. 그러나 최근 도의회의 인사권 및 조직권을 도의회로 이양하겠다고 한 제주도지사의 파격적인 선언에서 알 수 있듯이, 전향적인 자세와 의지만 있다면 현행 법률체계 하에서도 일정 정도의 의회 독립성과 자율성 제고가 가능하다. 끝으로 도정의 성공을 위해 도의회가 힘을 보탠다는 대 전제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북은 지금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최적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역경제는 침체를 넘어 고사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민선 7기의 시작과 끝은 지역경제의 활로모색이 되어야 한다. 도의회 역할도 다르지 않다. 비판과 견제만이 능사가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역경제 현안해결을 위해서라면 진심 어린 성원을 이어가고, 나아가서 보다 나은 대안창출을 위해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제 막 출범한 제11대 전라북도의회가 어느 정도의 변화로 도민 지지에 화답할지 지금 당장 단언하는 건 무의미하다. 앞으로 전개될 일련의 의정활동을 통해 도민들이 그 속살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충만한 긴장감으로 의정활동에 임해야 하는 이유다.
2018.07.16 전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