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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미래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공간, 전북발전을 견인할 열쇠’
전라북도가 정의한 전북혁신도시의 모습이다.
전북혁신도시는 지난해 말 기준 가족동반 이주율이 70.1%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2위, 혁신도시 거주인구 2만6951명으로 전국 2위다. 외형적으로 보이는 수치는 빠르게 성장되는 듯하다. 하지만 내면을 보면 전북혁신도시가 아직은 기대만큼 전북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인재채용 비율은 2018년말 19.5%로 제주(19.4%) 덕분에 가까스로 꼴찌를 면했다. 부산 32.1%나 강원 29.1%와 비교하면 실망감은 더욱 커진다. 지역경제 윤활제로 활용될 이전기관 지방세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도민의 희망과 다르게 전북혁신도시가 아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교통, 악취, 소음 문제가 연이어 대두되면서 아예 혁신도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혁신도시 정주 여건 만족도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의 교통환경 만족도는 42.9점으로 7위에 그쳤다. 시내권 대중교통 문제뿐 아니라 KTX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익산역을 오가는 불편함을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KTX 혁신역사 설립을 강력히 반대하는 익산시의 입장과 사전타당성조사 용역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는 이유 등으로 문제 해결은 요원해진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항공대의 소음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전주항공대는 도도동으로 이전한 뒤 당초 계획에 없던 항공기를 운행하면서 혁신도시에 심각한 소음피해를 주고 있다. 주민들의 항의로 운항횟수와 고도를 일부 조정하고 있지만 항공대의 활주로 방향이 혁신도시 방향으로 정확히 놓여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북혁신도시는 바람 잘 날이 없다. 경기도는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지 않고 자체 교육하는 계획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해 도민들의 공분을 샀고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을 반대하는 정치적 방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해야할 도내 지자체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전주시와 익산시는 교통문제의 획기적인 개선책을 만들지 못하고, 김제시와 완주군은 행정절차와 예산 등을 이유로 악취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다. 특히 소음문제의 경우 전주시는 항공대가 이전한 송천동에 수천 세대의 아파트를 지어 개발이익을 얻고 있음에도 정작 혁신도시의 아픔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방관하는 형국이다.
전북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이 악화되면 전북발전을 견인할 열쇠인 공공기관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오히려 떠날 수도 있다. 표출된 문제를 하루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문재인 정부의 제2기 혁신도시 계획에서도 소외될 수 있다.
소지역 이기주의로 전북발전의 열쇠를 부러뜨리는 과오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문제 해결의 방법이 타인이 아닌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한 일이다. 당장 눈 앞의 작은 이익보다 전북도 전체의 미래를 보는 큰 틀의 민관 거버넌스를 발족하길 건의한다. 모쪼록 도내 자치단체들은 전북발전을 위해 소지역 이기주의를 탈피하고 전 도민의 지혜를 모아 나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부의장 2019.8.26.월 전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