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정책의 신뢰성은 정부나 조직이 수립한 정책이 일관성 있게 실행되고 예상된 효과를 발휘하며, 대상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는 정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정책의 수용성과 효과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책의 수용성 측면에서 정책의 신뢰성이 높을수록 대상자들이 정책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신뢰성 높은 정책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고, 정치적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뢰성이 뒷받침된 정책은 단기적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따라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방법의 첫번째는 일관성이다.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일관성이 없다면 그 정책은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이러한 정책 신뢰성 측면에서 전주시의 교통 정책을 살펴보자. 최근 전주시정연구원은 창간브리프를 발간하고 전주시의 교통체계를 간략하게 진단했다. 내용에 따르면 전주시는 도심 중심의 교통체계와 신규택지 확장으로 우회도로, 순환체계의 효율저하되어 있다. 전주시의 교통망은 전주천, 팔달로, 기린대로를 따라 격자형ㆍ방사형 연결도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요 간선도로가 도시중심을 통과하고 잦은 평면교차로 교통량이 집중되어 통근시간대 도심 혼잡이 발생한다.또한, 보조간선망 체계가 미흡하고 이면도로에서 간선도로로의 진입이 잦아 간선기능이 저하되어 있다고 분석되었다. 특히, 자동차 증가에 비해 주차공간 부족으로 도심부 불법주차증가 및 보행방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이러한 분석이 아니더라도 전주시민으로서 체감하는 교통 불편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수도권같이 대규모 인구밀집 지역이 아님에도 매일 같이 출퇴근길 혼잡을 경험하는 시민의 고통은 매우 크다. 그런데 최근 전주시가 기린대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Bus Rapid Transi System) 도입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BRT는 버스운행에 철도의 개념을 도입한 시스템으로 전주시 설명에 따르면 기린대로 BRT 도입으로 버스의 정시성을 확보해 버스 운행 속도가 5~6분 단축될 것이며 보행 편리성이 향상될 것이라 한다. 1단계 사업 공사비만 412억에 달한다고 한다. 전주시정연구원의 분석은 전주시의 도로교통 체계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인데, 전주시는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선 셈이라 쉽게 납득이 가진 않는다. 물론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전주시의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 전환을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정책의 신뢰성 측면에서 일관성을 확보했는가 하는 의문이 끝에 남는다. 전주시는 1997년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했다. 현재는 병무청 오거리에서 여의광장 사거리까지 8.4km, 평화동 꽃밭정이 네거리에서 서학광장까지 2km 구간 등 2개 노선에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어 있다. 해당 구간에는 파란색으로 버스전용차로임을 표시하고 있고, 인근 전봇대에도 ‘우측 1차로 7:30~8:30버스전용차로’라는 표지판이 보란 듯이 걸려있다.그러나 해당 도로를 버스전용차로로 인식해 운행하는 운전자는 없다. 시내버스 기사들은 버스전용차로가 형체는 있지만, 실체는 없는 유명무실한 정책이라 토로한다. 더욱이 그들은 전주시가 단속이나 홍보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폐지된 정책이다. 운영되지 않은 정책은 오히려 시민들의 혼란과 불편함만 키웠다. 그렇기에 버스전용차로를 일반차로로 변경해 달라는 민원까지 발생했지만, 전주시의 정책 변화는 없었다.이미 수십년 동안 방치된 버스전용차로를 놔두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정책이 과연 전주시민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받을지 의문이다. 기존에 있던 버스전용차로부터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향후 BRT 도입 정책의 신뢰성을 높일 방안이라 생각한다.진형석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장/전민일보.2024.08.2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