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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좌우 날개는 견제를 통한 균형이다

작성자 :
의정홍보담당관실
날짜 :
2024-08-22

지난해 이맘때쯤 윤석열 대통령은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과 그런 사기적 이념에 우리가 굴복하거나 거기에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우리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프레시안, 2023.8.25일자 기사 참조). 흔히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대립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새의 좌ㆍ우 날개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그리고 보통은 양쪽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측면에서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만, 대통령은 오히려 이를 반대로 왼쪽 날개인 진보는 아예 날개가 될 수 없다고 표현했다. 논리적으로도 이해되지 않을뿐더러 해당 표현의 어원을 생각하면 더욱 문제적이라 생각한다.



좌파와 우파 혹은 진보와 보수를 새의 양쪽 날개로 표현한 것은 고(故) 리영희 선생의 일곱 번째 평론집 “새는 좌ㆍ우의 날개로 난다”라는 저서에 기인한다. 리영희 선생은 향년 46세가 되던 1994년 7월 첫 번째 평론집 “전환시대의 논리”를 출간했고, 정확히 20년이 지난 1994년 6월 일곱 번째 평론집 “새는 좌ㆍ우의 날개로 난다”를 출간했다. 선생은 일곱 번째 평론집의 제목을 평론의 첫 번째 글의 제목인 “새는 좌ㆍ우의 날개로 난다”로 택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진실’은 균형잡힌 감각과 시각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 균형은 새의 두 날개처럼 좌(左)와 우(右)의 날개가 같은 기능을 다 할 때의 상태이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 맞고, 인간 사유의 가장 건전한 상태이다. 진보의 날개만으로 안정이 없고, 보수의 날개만으로는 앞으로 갈 수 없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균형잡힌 인식으로만 안정과 발전이 가능하다. 인식능력과 지식, 사상과 판단력에서 좌ㆍ우 균형잡힌 이상적 인간과 사회를 목표로 삼고 염원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1994, 두레)” 머리말 중에서-



결국, 역사의 과정에서 진보와 보수의 균형을 통해 사회가 나아가야 한다는 리영희 선생의 뜻을 대통령은 진실을 외면한 채 이념적 대결을 부추기기 위해 사용한 셈이다. 선생이 말한 좌ㆍ우의 균형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자. 해당 글에서는 1988년 당시 대통령 입후보 경선에 출마한 흑인 후보 제시 잭슨에게 ‘우’라는 사람들이 ‘좌’라고 비난하자 그가 반박한 다음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당신네들, 하늘을 나는 저 새를 보시오. 저 새가 오른쪽 날개로만 날고 있소? 왼쪽 날개가 있고, 그것이 오른쪽 날개만큼 크기 때문에 저렇게 날 수 있는 것이오”



집권 3년 차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많은 국민이 비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역사를 왜곡할 수 있는지 참담한 심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리영희 선생의 새는 좌ㆍ우의 날개로 난다는 표현과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좌’나 ‘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좌와 우’를 통해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가 민주주의의 기본 운영 원리인 견제와 균형(principle of Checks & balance)이다. 국가권력이 입법ㆍ행정ㆍ사업으로 분리, 독립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취하는 가운데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고 독재 권력이 등장하지 않도록 하는 원칙 말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 역시 견제를 통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 전북의 정치 현실이 민주당 일색이라는 점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실현되기 어렵다고 비판한다. 일견 맞는 비판이고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으로서 뼈아픈 질책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견제와 감시라는 지방의회의 기능적 역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해 본다.



결국 정치는 이념이 아닌 민생을 위해 싸워야 하고 권력의 남용과 독주를 견제해 균형을 이뤄내야 한다. 또한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뤄낼 것인지 정치가 문제를 제기하고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저출생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치가 다윽 견제하고 균형을 이뤄내야 한다. 오른쪽이나 왼쪽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정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원/ 새전북신문.2024.08.22(목)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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