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지구 온도계와 인간 체온계 눈금이 일치한다. 선풍기가 온풍기가 된 지 오래다. 1789년 프랑스 파리는 자유가 아니면 빵을 달라 했다. 이제는 빵 없이는 살아도 에어컨 없는 여름은 상상할 수도 없다.“오늘 내가 겪는 불행은 과거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복수다”라는 나폴레옹의 독백은 필자를 비롯한 인류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생필품 에어컨은 지구의 종말을 재촉하는 이브의 달콤한 유혹이었다. 오죽했으면 기록 경신을 중시하는 올림픽임에도,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선수촌 내 NO 에어컨’정책을 표방했겠는가. 향후 5년 안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 가능성이 66%다. 50년 빈도의 극한 폭염과 폭우 그리고 가뭄이 2배 높아진다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탄소중립(탄소 배출량과 흡수량 도합 제로화)은 동시대인의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책무다. 하지만, 불행히도 무능, 무지한 윤석열 정부는 이런 세계사적 추세에 둔감하다. 아니 원전산업 복원에서 보듯 시대를 역행한다. 지난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당시 윤 후보는 RE100을 모르고도 당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국의 대통령이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 애플이 2030년부터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받는 기업과만 거래하겠다고 선언한 RE100을 무시하면 대한민국은 무너진다.탄소중립은 더이상 환경문제가 아니라 경제문제다.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은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OECD 국가 중 꼴찌다. 2021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덴마크는 80%, 중국 30%, 일본 20%인데 대한민국은 8.6%에 불과하다. 반면에 미세먼지 농도와 원전 밀집도는 OECD 국가 중 1위다.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발등에 불이 붙었다. 한전은 늦게나마 해상풍력을 통한 재생에너지 공급정책에 혈안이 되었다. 그런데 대책이 졸속이다.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2.4GW)과 전남 신안 해상풍력(8.2GW)단지 연계를 위한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는 수도권 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국책사업이다.발상도 방법도 독선이 아닐 수 없다. 한전과 수도권 재벌기업만을 위한 재생에너지 공급은 주민수탈을 넘어 지역침탈이다. 경과지인 정읍시를 비롯한 전북특별자치도 12개 시군은 환경권, 생존권, 재산권 박탈에 허탈하다. 지역 차별도 유분수다. 분노의 체열이 온난화의 지열을 웃돈다. 130년 만에 죽창을 들자면 그때는 우금치의 패배가 교훈이 되어 있을 것이다.국책사업이라도 사업과 입지 타당성에 대해 주민과 충분한 소통을 통한 민주적 절차는 불문가지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한 다수 도민은 금시초문이었다. 밀실야합이다.기후위기 시대에 재생에너지 확대는 시대정신의 실현이자 생존문제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공명정대해야 한다. 춤추는 놈 따로 있고 돈 버는 놈 따로 있다면 이는 불공정하다. 반칙과 위반은 이반을 낳는 법이다.결의한다. 결국 RE100 달성이 필요한 첨단기업을 새만금 산업단지로 이전을 유도하는 것이 대한민국과 전북특별자치도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다.분노의 열기는 에어컨 바람에 파리올림픽 승전보도 안 먹힌다. 천변 달리기가 최적이다. 여름밤 땀으로 샤워를 한다.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원 / 전북도민일보.2024.08.07(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