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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대응 농업현장부터 챙겨야
작성자 :
총무담당관실
날짜 :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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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재생
십여 년 전 한라봉 재배에 성공한 전북 익산의 한 농가에 가본 적이 있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한라봉을 우리 지역에서 키운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일교차가 커 맛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길 수만은 없었다. 전북을 넘어 충청지역에서도 아열대작물 재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모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영향이다.
농업농촌은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는 분야다. 이상기후와 이에 따른 재해는 농업생산에 큰 위협이 된다. 농업환경의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은 물론 작물생육을 방해하고, 가축질병을 증가시킨다. 동시에 농업은 산림과 함께 탄소흡수원으로 기능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이자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주요 자원을 보유한 공간이다. 그런데 역설적이지만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비중이 높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국가 총 배출량의 2.9%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벼재배가 29.5%, 농경지토양 28.3%, 가축 장내발효 21.4%, 가축분뇨 20.7%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농업농촌분야에서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와 곡물수입 등을 위한 운송과정에서 생산되는 온실가스양 등은 빠져 있어 실제 배출량은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먹거리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농림수산식품분야 최초로 기후변화대응기본계획(2011∼2020)을 마련하고 지난해까지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을 35%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화학비료 사용량은 10년 동안 큰 변동이 없었고, 친환경농업 비율은 2019년 기준 5.2%에 그쳤다. 경종(耕種)분야는 논면적 감소로 온실가스배출이 줄었지만 축산분야는 사육두수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다. 가축분뇨 자원화 및 에너지화시설은 250개소 설치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84곳에 그쳤다. 탄소중립에서 농업부문이 차지하는 기능과 가치가 크지만 아직까지 효율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을 정책기조로 밝힌 이후 전라북도에서도 전북형 뉴딜정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농업분야 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북은 논밭 경지면적이 19만5192㏊로 전국의 12.3%를 차지한다. 소와 돼지 등 가축사육두수도 전국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대표적인 농업농촌지역이다. 따라서 농업생산방식과 농촌에너지를 바꾸지 않고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없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 농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 에너지를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시설원예농업과 가축분뇨를 배출하는 축산업, 화학비료와 농약 등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관행 농법에 대한 규제가 잇따를 전망이다.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과 환경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기존 보조금은 감축될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농업현장이나 관련기관의 인식이 엄중하지 않아보여 안타깝다. 서둘러 대응하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의 몫으로 돌아온다. 마침 지난 3월 정부에서 제2차 농업농촌분야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농축산업과 농촌, 식품유통, 산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흡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저탄소농업과 에너지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면밀히 들여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할 부분을 찾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 전북일보 2021.6.8.(수)
첨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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