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지난 19세기 후반 무렵 근대스포츠가 도입된 이후 체육은 서민들과 애환을 같이 해왔다. ‘국민여러분! 함께 기뻐해주십시오’ 많은 이들의 귀에 익은 멘트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체육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사회ㆍ정치적 격동기에는 민족의식을 일깨웠고, 올림픽 등 특정 시기에는 민족공동체로서의 결속과 사회적 통합을 도모했기에 근현대사에서 체육이 지닌 상징성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이는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전북은 신준섭(복싱), 유인탁(레슬링), 박성현(양궁), 김아랑(빙상) 등 다수의 스포츠 영웅들을 배출했고, 동계유니버시아드, FIFA U-20 월드컵,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내 체육문화 성숙에 일조하며 체육 선진지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도내에는 전북체육의 발자취를 기념하고 체계적으로 보존ㆍ관리할 수 있는 관련 인프라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FIFA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후 정부 차원에서 체육 관련 박물관을 설립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만큼, 그간 전라북도의 관심과 노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최근 전북체육회를 중심으로 ‘전북체육역사기념관’의 설립과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지난 8월에는 실무위원회인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제1차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특히 이 위원회에는 학계, 체육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해 전북 출신 체육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자 역시 전북 출신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 그간 체육역사기념관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피부로 체감했기에 이번 시도가 가진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 위원회는 발족한 이후 기념관 건립 지역 및 부지 확보 방안, 체육 유물 수집 방안 등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는데, 다소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예산 확보 문제다. 현재 체육역사기념관의 예산 규모는 약 200억 원으로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80억 원, 12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 중이다. 지역 내에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지방비 확보는 다소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겠으나, 문제는 국비 확보다. 지방단위에서는 최초로 체육역사기념관 설립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부처를 설득할 수 있는 다양한 논리 개발이 필수적이다. 물론 이마저도 도내에 계신 많은 체육 관계자분들께서 함께 힘을 모아주신다면 비단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체육인으로 활동하며 ‘기억은 곧 의식을 지배한다’라는 말을 자주 되뇌곤 했다. 근현대 체육사에서 전라북도가 창출한 빛나는 성과와 많은 도전도 이를 기억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기억의 저 너머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추진위원회의 활동이 여러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이며, 도민 여러분께서도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설립 계획이 조속히 내실을 갖출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셨으면 한다.
성경찬(전라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의원) / 새전북신문 2021.1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