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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작성자 :
의정홍보담당관실
날짜 :
2024-12-12

“아빠~우리 결혼식 할 수 있어?” 12월 3일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윤석열씨가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계엄군이 난입하자 가족 단톡방에 딸이 올린 글이다. 다행히 윤씨는 국회의 비상계엄해제 요구 의결로 3시간 만에 자폭하여 결혼식은 치룰 수 있었다. 12월 7일 탄핵 표결이 있는 날, 딸의 손을 사위에게 건네주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 아무리 사위가 좋은들 못난 딸만 하겠는가.

계엄은 전쟁, 대규모 반란, 심각한 폭동, 대재난 등과 같은 비상상태 때만 발동해야 한다. 이번 계엄은 이런 요건에 전혀 부합하지 않았다. 국민 대부분이 계엄소식을 듣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여긴 이유다. 철없는 오빠는 “반국가세력들로부터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고 명분 삼았다. 기실 온갖 비리와 국정농단으로 특검에 몰려있는 당신의 아내와 당신에게 충성하는 검찰과 관료를 탄핵으로부터 구하고자 하는 순애보와 의리의 발작이었다.

윤씨는 비상계엄 해제 후 사흘만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죄를 인정하였다. 그는 평생 죄를 다뤘던 검사답게 피의자 신분으로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 그 벌이 탄핵이다. 하지만 한때 탄핵에 동조했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는 탄핵 표결을 앞두고 자리를 떠났다. 결국 의결 정족수 미달로 탄핵이 불발되었다.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지 않고는 21C 대명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민주주의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12월 3일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한 것은 명백한 내란이다. 빼박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탄핵을 반대한 것은 내란 동조가 아닐 수 없다. 국치다. 어떻게 찾은 나라이고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인가. 윤씨가 육군사관학교에서 그토록 쫓아내고자 했던 봉오동 전투의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숱한 독립군과 독립투사들의 헌신으로 되찾은 나라다. 윤씨가 그렇게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했던 수많은 민주열사와 민주시민이 피와 눈물로 만든 민주주의다.

“내일 모레가 시험인데…”라는 푯말을 들고 여의도의 차디찬 아스팔트에서 탄핵을 외치는 여학생을 보았다. 결혼식 하객들과 탄핵 표결을 지켜본 후 길 건너 귀향버스로 이동하는 데, 마치 밀림을 헤치고 가는 듯했다. 백만대군이 여의도 십자대로를 가득 메웠다. 대부분이 이삼십 대 젊은이다. 전두환 독재와 싸우던 시절이 오버랩돼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때는 짱돌을 들고 스크럼을 짜며 아침이슬을 불렀다. 지금은 야광봉을 들고 케이팝을 들으며 떼창을 불렀다. 불의에 항거한 청년정신의 평행이동이다. 감동과 감격이 밀려왔다. 결혼식장에서 참았던 눈물이 나왔다. 어디 필자뿐이겠는가.

“조경태 의원, 조배숙 의원 돌아오십시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탄핵투표에 불참한 국민의힘 105명 국회의원의 이름을 한 놈 한 놈 또박또박 선창하자 195명의 참석의원들이 후창하였다. “투표 불성립, 국민께 죄송합니다” 끝내 집나간 강아지가 돌아오지 않았다. 국회를 담치기했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방망이를 내던지듯 본회의를 마쳤다. “내란에 동조하는 국민의힘 해체하라~” 국회를 둘러싼 시민들은 분노의 눈물을 흘리며 부르짖었다. 나도 울었다. 하늘도 통곡하며 겨울비가 내렸다.

다가오는 12월 14일 두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을 예정이다. 그때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살아있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함께한 민주시민과 케이팝을 부르며 막춤을 추고 싶다.

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전라일보. 2024.12.1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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