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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했다

작성자 :
총무담당관실
날짜 :
2023-01-02

“전라북도 홧팅! 얼마 안남았어! 힘내세요~” 지난 11월 6일 JTBC 서울마라톤 32km 지점, 송파사거리에서 사경에 헤맬 때 인도의 응원소리에 젖먹던 힘을 내 완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고자 검정 마라톤복에 ‘전북특별자치도법 연내통과’ 문구를 가슴에 달고 풀코스에 도전했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무릎이 시리고 발목이 부러져도 ‘전라북도 만세!’를 외치며 전국 방방곡곡을 뛰리라던 그날이 마침내 왔다. 2022년 2월 28일, 전북특별자치도법이 우여곡절 끝에 본회를 통과했다. 한반도의 수도, 백제의 도읍지, 전라도의 수도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를 보유한 전라북도가 그간의 수모와 차별 그리고 소외에서 벗어나 자치와 번영의 새로운 역사가 열렸다.

 전라북도는 독재정권과 보수정부에서는 호남이라 냉대를 받았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탄생과 수립에 일등공신임에도 불구하고 전라남도와 광주에 홀대를 받았다. 그야말로 매는 온몸으로 맞고 돈은 왕서방 차지였다. 국토균형발전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메가시티 조성에서도 우리 전라북도만 왕따였다.

 ‘전북특별자치도 수립’만이 그동안 울분과 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이자 해방구였다. “니기랄~참는 것도 유분수다! 이번만은 양보 못한다.” 정치권과 180만 도민은 한(恨)이 맺혔다.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한 관련 공무원들은 행안위와 법사위 통과를 위해 국회문이 닳도록 방문하여 상임위 의원에 애걸복걸했다. 도내 여야 정치권이 하나가 되었다. 한병도 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8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걸었다. 정운천, 조수진,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큰 힘이 되었다. 수구초심, 고향과 지역을 향한 원초적 본능이 이념과 당을 우선했다. 피가 물보다 진했고 그 농도는 恨과 비례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일할 땐 일하는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의장을 비롯한 40명의 도의원이 집행부와 어깨동무를 자처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추진특별위원회’를 결성하여 김희수 위원장을 중심으로 각종 토론회를 추진하고 결의문을 작성했다. 두 차례 국회를 방문하여 국민의힘 이채익 행안위원장을 비롯한 14명의 여야 위원들을 만나 전북특별자치도 설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호소했다. 필자는 등원 후 첫 5분 발언을 통해 ‘전북특별자치도 실현으로 전북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야’라는 제목으로 사자후를 토했다. JTBC 서울마라톤에서는 정읍 동호인들과 함께, 고창 고인돌마라톤에서는 윤준병 국회의원과 더불어 ‘전북특별자치도법 연내통과’ 휘장을 가슴에 달고 달렸다. 세상은 약간 미쳐야 재밌고 미친놈들이 세상을 바꾸는 법이다.

 “자치도가 뭐가 중한디?” 재정자립도가 전국 꼴찌 수준인데 자치도가 되면 오히려 불이익 당하지 않을까 도민들은 우려했다. 자치도가 되면 자치권 강화로 행정상. 재정상 특별지원과 각종 규제왼화를 통해 민간투자와 기업유치 등 각종 특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유형의 특혜보다는 정치권과 도민이 뭉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전라북도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변방과 호남의 들러리가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전북특별자치도 수립의 가장 큰 무형의 수확이 아닐까 싶다.

 “아~ 좋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감탄사와 “기뻐 죽사오매 무슨 恨이 남으오리까!” 심훈의 詩가 절로 터져나오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게다.

염영선 전북도의회의원 / 전북도민일보 2022.12.3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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