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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오륜 정치적 이용 안돼

작성자 :
송주연
날짜 :
2004-05-13
우리사회의 신뢰지수는 얼마나 될까? 내가 보는 관점에서 아직 우리사회의 신뢰지수는 기대치 이하이다. 우리 모두가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하면서도 잘못된 관행이 악순환되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사회가 약속을 실리에 따라 바꾸어 버리는 편리성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야 하며 이 또한 바로 우리들 스스로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세간에 관심사가 되고 있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문제에 대해 조명해 보고자 한다. 전북도와 강원도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국내후보지 결정을 앞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내면을 살펴보면 우리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강원도가 동계올림픽유치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2000년 10월 불과 4년 전이다. 반면 전북은 1986년부터 20년 가까이 동계올림픽유치를 준비해 왔다. 전북은 97년도에 국제동계대회인 97무주-전주동계U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으며, 정부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서도 전북이 2010년 동계올림픽유치를 추진할 경우 대회의 성공적 개최지원을 약속하는 정부보증서를 발급해준다는 계획을 전북도에 통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강원도가 2010년 동계올림픽유치를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지역간의 화합과 국제경쟁력을 고려한 전북도민의 희생을 담보한 양보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 대다수의 국민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강원도가 2010년 대회 단독유치를 위해 전북도에 양보를 요구하며 제시한 카드는 2010년 대회유치에 실패할 경우 2014년 동계올림픽의 유치 우선권은 전북이 갖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시설기준을 충족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전북과 강원 양도는 이와같은 내용의 동의서에 상호 합의했으며 KOC에서 이를 결정함으로써 국민앞에 약속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2003년 7월 2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대회개최지가 캐나다 벤쿠버로 결정되자 강원도는 당초 약속을 파기하고 곧바로 2014년 대회의 재유치활동을 시작했다. 유치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엄연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전북도와 한마디 협의 없이 유치활동을 추진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동의서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에서 정말이지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강원도는 한발 더 나아가서 약속을 뒤집기 위한 전략으로 주변에 편을 만들고 약속과 상반되는 왜곡된 여론을 형성하는 한편 정치권을 앞세워 정치논리로 해결점을 찾아보려는 얄팍한 술수까지 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 병리현상으로 몽니와 틀물레질에 다름아니며, 하루 빨리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나 외에는 안된다는 잘못된 최면에서 깨어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정치적 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약속을 이행하는 진지한 자세와 함께 이 길만이 똑같이 승자가 되는 명분있는 바른 길이라 판단되므로 발목잡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 존재하며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배워왔고 우리 자녀에게도 그와 같이 가르치고 실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의회 운영위원장 최진호> <전북중앙일보 2004.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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