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를 꽃피우기 위하여 　도의원으로 선출되어 도의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한지도 벌써 2년 4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새로운 포부와 꿈을 안고 시작한 의정활동이었지만 실제 도의회 업무는 밖에서 생각했던 것처럼 만만치가 않았다. 일신일신우일신(日新日新又日新)의 자세로 더욱 분발하여 열심히 일하지 않고서는 도민 여러분의 성원에 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더구나 의정활동 틈틈이 시간나는 대로 경영하는 사업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고 어려웠다. 주변에서 몇몇 의원들은 자신이 경영하는 사업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정상적인 의정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고, 심지어는 생활에까지 타격을 입을 정도로 도의원들의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 지방의회 수준을 한 단계 높이려면 이러한 애로사항들을 해소하고 충실한 의정활동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최근 국회에서 ‘지방의회 3대 현안에 관한 지방자치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였다. 3대 현안이란 ‘지방의원 유급제’, ‘광역자치단체 의원 보좌관제 도입’ 그리고 ‘지방의회 사무국 인사권독립’이 그 내용이다. 지방의원 유급제의 경우, 얼핏 생각하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급여 지급으로 생업에 신경쓰지 않고 공식적인 대내외 활동에서 품위를 유지하는 의정활동으로 지방의회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광역자치단체 의원보좌관제 도입의 경우에도 충실한 의정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이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보좌관의 보좌로 검토를 더욱 충실하게 할 수가 있고, 경쟁력있는 정책개발로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또한 지방의회 사무기구 인사권독립을 통하여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에 더욱 부합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지방분권 특별위원회’에서 지방의원 유급제를 2006년 7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시점에서 또다시 유급제 시행시기를 2년 남짓 미룬다는 것은 현재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결정이다. 이미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의원의 무보수 명예직 조항이 삭제된 상황이므로 곧바로 유급제를 시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마치 지방의원들에게 은전이라도 베풀듯이 법개정만 해놓고 제도적 보장조차 하지 않는 행태는 시급히 지양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도의회에 정책연구실을 설치하고 교섭단체 구성을 통하여 정당간의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들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성숙한 유권자의식이 지방자치를 꽃피운다 제도의 정비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의식이 선진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는 정치인들이 행사장마다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고 애경사를 챙기는 등 구태의연한 정치활동에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이같은 풍토가 바뀌지 않고서는 정치가 주민을 위해 충실하게 봉사하기가 어렵고, 능력을 갖춘 인물이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가 없다.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의식변화와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흔히 지방자치를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 지방자치시대를 활짝 꽃피워 주민 모두가 주인이 되는 살기좋은 고장을 만드는데 힘을 합쳐나가야 한다는 시대적 명제를 결실의 이 계절에 다시금 생각해본다. 김병윤<전북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