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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학벌세습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
작성자 :
정은호
날짜 :
2004-11-10
학벌세습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 ■고교등급제반대입장 서울의 사학 3개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했음이 밝혀짐에 따라 갑론을박으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이 문제를 기점으로 대학과 학부모단체, 그리고 전교조로 대표되는 교원단체 각 부문의 의견이 충돌하여 갈등을 빚고 있다. 문제는 많은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결국은 교육문제라는 거대한 코끼리를 앞에 두고 장님 코끼리 만지기격이 되고 만다는데 있다. 시장원리와 교육의 경쟁을 중시하는 측의 주장은 더 많은 교육정책의 자율성과 규제 완화를 주장한다. 반면에 교육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이번 사태의 경우에서 보듯이 일정한 사회정의 차원에서의 공공의 제도적 개입을 주장한다. 따라서 양측은 교육부가 고수하고 있는 고교등급제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 논술고사와 필답고사의 금지 등 3불정책에 대한 시각의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유인종교수 ‘풍선론’에 공감 기득권을 옹호하는 보수언론에서는 교육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장원리에 입각한 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주장한다. 교육에 있어서의 경쟁력 강화와 교육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가 일면 타당한 듯하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듯 여겨진다. 이러한 미심쩍음의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주는 최근의 인터뷰 기사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현재 건국대 교수인 유인종 전서울시 교육감은 풍선론을 통하여 고교등급제 불가 입장을 명쾌히 밝힌다. 그는 학생선발에 있어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한다. 그의 풍선론에 따르면 똑같은 내신 1등급이 더라도 강남출신 학생은 좋은 교육여건 속에서 바람이 찰대로 찬 팽팽한 풍선이다. 그러나 시골출신 학생은 바람이 조금 덜 차 쭈글쭈글한 풍선이다. 대학은 더 바람을 채울 여지가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시골출신 고등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똑같은 내신성적이라면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지방출신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가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고 말한다. 또한 한국사회에서의 학력은 국·영·수 성적으로 줄세우는 학력으로 임시준비를 위한 테크닉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보편화 단계 교육정책 펴야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오늘날의 교육은 엘리트 단계와 대중화 단계를 거쳐 보편화 단계에 와 있다. 즉 귀족주의와 능력주의를 거쳐 지금은 평등주의에 입각한 보편화 단계의 교육정책을 펴야한다는 것이다. 중앙 3개 일간지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의 논리가 귀족주의와 능력주의의 교육철학에 입각한 교육정책을 전개함으로 기득권 옹호를 위한 정부 흔들기로 비치는 것이다. 교육은 지능도 중요하지만 현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의 교육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방의 침체와 농촌의 공동화가 심각한데 교육정책마저 이를 방관해서는 안된다. 경제적 부의 세습에 이어 학벌세습까지 용납해서는 안된다. 고교등급제로 불거진 사회적 논란 속에서 오늘의 사회갈등 양상이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낙후된 지방의 발전과 피폐해진 농촌문제, 그리고 사교육비 경감과 고교수업 정상화를 위해서도 고교등급제를 허용해서는 절대 안된다. /김병윤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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