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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도 희망이 피게 하자

작성자 :
윤승호
날짜 :
2005-11-03
지리산에도 희망이 피게 하자 최근 남해안 관광벨트 1단계 조성사업의 마무리에 이어 지리산권 통합문화권 개발사업이 정부의 광역권 개발사업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리산권 주민들에게 부푼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지리산권 관광개발사업 방향 결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토연구원이 ‘지리산권 관광개발계획 연구용역’을 발주키로 하는 등 구체적인 플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만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 규모면에 있어서도 전북과 전남?경남 등 지리산권 3개 도(道) 7개 시?군, 4천471㎢를 범위로 친환경적 관광자원 개발, 농?산촌 체험관광 활성화, 관광교통체계 개선 등 10개 분야에 걸쳐 총 사업비 9천여억원에 이르고 보면 가뜩이나 정체성에 목말라했던 주민들에게 가뭄에 단비같은 낭보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정치적 논리이든 경제적 논리이든 개발이란 대명제에서 소외되어왔던게 몇 해이던가. 또한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발전의 축에서 벗어나 끝없이 인구감소와 소득격감으로 좌절감에 휩싸였던 울분이 또 그 얼마였던가. 그럼에도 광대한 청사진에 대한 희망과 함께 우려감이 늘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 한 대학교수 졸업생들에게 낸 앙케이트에서 제일 가보고 싶은 곳으로 지리산, 백두산, 금강산의 순으로 나왔다는 얘기들 전한 적이 있다. 백두산이 우리나라의 상징이라면 금강산은 빼어남을 자랑으로 하는 산이지만, 지리산은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한이 담긴 산으로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산이라는 답변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지리산은 겉으로는 한없는 자애의 포근함으로 다가오지만, 그 풀 한포기 한포기마다, 굽이치는 골짜기 골짜기마다 민족의 한과 애환을 담고 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 민족과 격동기를 함께 공유했던 곳이다. 따라서 과거 개발이란 명목하에 죽어있는 시멘트더미를 만드는 숱한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광개발의 플랜에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먼저 이번 정부의 대단위 사업의 설계 방향에 대한 관점이 정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전북의 각종 대형사업 추진에서 보여지듯 정부 사업이 개발과 보존이란 이분법적 논쟁으로 인해 현지 주민들에게 씻기 힘든 생채기를 주고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어느 사물이나 가치관도 당시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상황에서 달라지는 존재가치를 갖도록 다듬는 것은 개발도 보존도 아닌, 保全이라는 가치창조의 작업에 다름 아니다. 지리산권 개발사업 또한 단순한 개발과 보존이 아닌 보전적 개념에서 정립되어야 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간의 협조와 양보가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단 지리산은 3개도 7개 시?군에 걸쳐져 있다. 만약 구태의 선심성 내지 지역간의 경쟁적인 개발에 휩싸인다면 오늘의 지리산은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한번 손상된 자연환경은 복원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눈앞의 자산보다 무형의 자산을 더 많이 간직한 곳이 또한 지리산이기도 하다. 비단 관련 단체만의 자산이 아니라 전국적이자 세계적인 보고로서 지리산을 바라봐야 한다. 또한 향후 국가의 개발전략이 국지적인 개발에 한정되지 않고 지역간 광역적 개발에 중점을 두는 만큼 국가적으로도 개발패턴에 대한 모범적인 시금석이 되도록 서로 협조하는 정신이 절실하다. 셋째, 공공투자의 비율이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전체 투자비 가운데 공공투자는 1천387억원에 불과한 반면 민자유치가 7천753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렇듯 빈약한 국비로서 어떻게 공공성을 지향하고 상업성에 물들지 않는 개발이 이루어지겠는가. 지리산은 우리 민족의 삶이 담겨 있는 거대한 소프트웨어의 진원지이다. 그곳에는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고 생활이 있고 역사가 담겨있다. 개발과 보전의 차이는 투기꾼이 몰리느냐, 그곳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느냐 에서도 들어난다. 바다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가 수평이 보여주는 단순함과 여백에 기인한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지리산에는 무궁화가 없다’고 어느 작가는 말했다. 그럼에도 지리산은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이여야 한다. 지리산에도 희망이 피게 하자. /윤승호(전라북도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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