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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변하지 않는 존재의 진리
작성자 :
유유순
날짜 :
2007-05-25
22일 청와대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된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이 전국의 대간과 3사의 역할을 하는 이들로 하여금 분개와 성토의 목소리를 내게 하고 있다. 또 각 시민단체에서는 청와대의 이런 조치를 두고 “상호 교통하는 정보와 언로의 통행이 아닌 강제적 일방의 정보 제공이다.”는 성명을 내며, 현 정권의 독선과 독단을 꾸짖고 있다. 모 언론사의 사설은 “언론사(言論史)에 오랫동안 기억될 전무후무할 사건이 될 것이다.”고 사자후(獅子吼)를 토해내고, 정치권 내부에서 조차 현대판 분서갱유라며 기가 막혀한다. 과연 이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이라는 결정이 시대의 흐름에 어떤 모습을 보이기에 심한 반발과 우려를 자아내게 하는 것일까. 우리시대의 언론은 이미 군주독재시대였던 조선시대 훨씬 이전부터 올바른 정치를 위한 견제의 수단과 올바른 정보를 수집함에 있어,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했다. 500여년의 역사를 지탱해온 조선왕조에서도 역시 삼사와 대간제도를 둬 군, 신간의 견제와 상호 소통이 가능케 했고, 또 대간과 삼사간에도 견제와 보완을 통해 힘의 균형을 이뤄나갔다. 관료를 탄핵, 감찰하는 대관과 국왕을 간쟁, 봉박하는 간원을 합쳐 부른 대간의 경우, 그 역할이 흡사 지금의 우리 언론이 담당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이들 대간이 속해 있던 사헌부와 사간원 그리고, 왕의 자문에 응하던 홍문관을 합쳐 삼사라 칭해 독자적 언로의 역할과 이를 듣지 않을 경우 삼사합계와 같은 언론을 펴 왕의 독선과 실정에 대항했다. 삼사합계는 사헌부와 사간원의 간쟁에도 왕이 응하지 않을 경우 홍문관 관리까지 합세해 왕의 집무실 앞에서 일종의 연좌농성을 벌인 것이다고 하니, 이들의 역할이 얼마나 위협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조선 역사를 통 털어 이들 삼사와 구성원인 대간에 대해 단 한번의 역할 축소와 폐지가 논의 된 적이 없었다 하니 그 선진성에 놀라움이 크다. 이제 우리의 현실을 보자. 전북의 경우도 10여개가 넘는 지역 신문을 비롯, 서울에 거점을 둔 소위 중앙지와 방송사 통신사를 합쳐 30여개가 훌쩍 넘는 언론사가 국민과 도민의 눈, 귀, 입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합산한다면 정말 많은 수의 대간들이 활동을 하고, 삼사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셈이다. 금번, 청와대 국무회의의 결과는 이런 대간들의 활동과 삼사의 역할이 국정운영에 있어서 늘 부담이 됐던 점과, 정책결정 이후 집행이 진행될 때 발생하는 비판 등의 여론 형성에 늘 불만이었던 것의 조치다고 본다. 임기 말 레임덕 현상과 대통령이 속해 있는 당 자체가 붕괴의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에서 이런 언론의 모습은 눈엣 가시처럼 느껴질 것이다. 물론 언론사의 무책임한 난립은 정책결정과 집행뿐 아니라, 지자체와 국가의 기조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자격 없는 기자들의 양성으로 사회 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이런 현상은 충분히 자정이 가능하다. 결국 전제군주가 지배하던 조선왕조조차도 실시하지 않았던 언론에 대한 강제가 참여정부, 민주정부를 표방하는 2007년 청와대 국무회의를 통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셈이다. 금번의 결정이 이뤄지는 국무회의 동안 회의에 참석한 장관과 정치인들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이였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양비론(攘臂論)이 등장하는 토론의 장이 형성돼, 기자실 통폐합의 논의가 격렬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어는 누구도 이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결국 참여정부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지켜지지 않았고, 소신은 최고 권력자의 눈치를 보고 꽁무니를 감췄다. 결정된 것에 대해 왈가불가 하는 것은 청와대 참모진과 비서진을 비롯해 국정을 보좌하는 장관, 측근들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공공연히 퍼진 이야기다. 바로 대통령 주변에서조차 언로가 트이지 않고, 언론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최고 권력자가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소외와 비판과 고독은 이미 권력을 가졌을 때부터 감수해야 할 어쩔 수 없는 덕목이다. 서양의 한 정치가가 말한 “당신이 반대하는 나의 견해로 누군가 당신을 탄압한다면 당신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것에서 언론에 대한 덕목을 “언론의 자유를 죽이는 것은 진리를 죽이는 것이다.”는 밀턴의 격언에서의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이다. 유유순 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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