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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를 다녀와서
작성자 :
김성주
날짜 :
2007-05-08
도의회 교육복지위원회에서는 최근 9일간의 일정으로 북유럽 3국과 독일을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복지선진국 북유럽과 환경선진국 독일을 대상으로 한 주제가 있는 연수였다. 의원해외연수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던 터라 당당하게 다녀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연수가 되기 위해 출발 전에 전문가 초청 사전학습까지 준비한 연수이기도 했다. 첫 방문지였던 필란드 헬싱키는 마치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의 약간은 우중충하고 지루해 보이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모든 건물들은 엄격하게 고도 제한을 받고 있고 최근에 지은 것처럼 보이는 빌딩은 찾기 어려웠다. 그리 넓지 않은 도로에서는 노면 전철과 자동차들이 어울려 빠르지 않는 속도로 오가고 있고 고층빌딩과 번잡한 교통이라는 대부분 도시들이 갖고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가 방문한 헬싱키 VESI는 시 소속 ‘헬싱키 워터’ 산하 조직이다. 우리로 따지면 시 상수도사업소 같은 곳이다. 이 곳은 헬싱키를 비롯한 주변도시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주요 시설을 지하에 두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거대한 규모의 지하처리시설도 인상적이지만 더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처리 후 처리였다. 우리의 경우 대부분 처리된 하수를 하천으로 흘려 보내거나 여기서 남은 하수슬러지를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반면 베시는 처리수를 터널을 뚫어 심해에 방류하여 하천오염을 막고 하수 찌거기는 해양 투기하거나 소각하지 않고 열병합발전소로 보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여 인근지방난방에 도움 준 후 최종 찌거기는 퇴비로 만들어 잔디밭에 뿌려 완벽한 리사이클링을 실현한다는 점이다. 이어 방문한 독일의 세계적인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는 한 눈에 봐도 자전거가 눈에 많이 띄는 도시이다. 교통분담율에서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도시답게 모든 도로에는 가운데는 노면전철이 다니며 자동차도로 옆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인도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보행신호등에 사람과 자전거가 함께 표시되고 자전거통행육교, 자전거전용주차장이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아직도 스스로 개발도상국으로 격하시켜 이야기하지만 경제적 부로만 평가하면 우리는 분명 세계10번째 선진국이다. 우리보다 앞선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는 인구가 많고 영토가 좁기 때문에 지금의 방식이 유일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경제동물’로 취급 받던 것에서 벗어나 문화와 환경의 선진국으로 발돋음함으로써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잘 유념해야 한다. 우리가 여전히 개발도상국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우리는 부자이면서도 영원히 후진국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돈 버는 세계화 대신 지구를 생각하고 세계와 어울리며 지속가능 할 발전을 정책의 기본 철학으로 채택할 때 우리도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낡은 성장개발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한다. 우리는 프라이부르크시처럼 쓰레기제로에 도전하는 과감한 목표를 왜 가져보지 않았던가? 하나뿐인 지구에 대한 올바른 철학과 정책적 고민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발전전략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기꺼이 받아들임으로써 즐거운 불편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인식되고 무상교육이 먼 훗날의 일로만 생각될 때 오로지 이익만 추구하는 천민자본주의 모습만 지속될 것이고 시민의 삶의 질은 여전히 뒷전에 놓일 것이다. 복지가 향상되려면 돈에 앞서 의식과 제도가 변해야 한다. 9년 이상의 의무교육과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나는 이것이 대한민국에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올바른 철학과 정책을 바탕으로 사회가 생산한 부를 계급타협을 통해 교육과 복지에 투자함으로써 이 길로 나아간 것이다. 아울러 중앙정부보다 앞서가는 지방정부의 선도적 노력과 시민들을 설득하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도자들은 사람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삶이 지향해야 할 목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 없는 공약은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 이번 연수는 준비한 것이었지만 좀 더 치밀하지 못했고 현지에서 원하는 것을 제대로 얻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다. 앞으로 더 철저한 준비와 현지 활동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김성주 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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