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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과 상상력
작성자 :
김성주
날짜 :
2007-03-29
우리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찬성과 반대, 좌파와 우파, 친미와 반미, 여당과 야당을 나누고 너는 우리편이냐 아니냐를 끊임없이 확인해가며 서로 치열하게 싸운다. 아니 싸우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 오히려 은근히 싸움을 부추기기도 한다. 우리는 편을 갈라 "싸움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전통적인 이분법에 익숙한 우리 사회에 '제3의길'을 찾다가 얼마 전 생소하게도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자는 주장을 의회에서 펼친 바 있다. 그 후에 도대체 사회적 기업이 뭐냐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보통 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으로 구분해 왔다. 영리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회사이며 비영리기업으로는 학교법인이나 의료법인이 해당된다.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루비콘 베이커리'의 말이다.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기업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일반회사처럼 근로자를 고용해 영업활동을 수행하지만, 기업의 목적은 일자리와 사회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목적에 있다. 이윤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한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도 요즘 들어 사회공헌을 부쩍 강조한다. 최근 삼성과 현대, SK같은 재벌기업들은 정경유착, 탈세 등 부도덕한 집단으로 인식되어온 기업이미지를 세척하기 위해 수 천억원대의 사회공헌기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사회공헌은 단순 기부 형식이며 경영전략 측면이 강하다. 사회적 기업의 목적은 사회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오랫동안 대립해 온 '경제와 사회의 화해'를 추구하는 것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성장이냐 분배냐, 경제냐 복지냐의 상투적인 이분법을 거부하고 성장과 복지의 병행발전과 선순환의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얼마 전 1년 가까이 끌어 온 전북도청의 청소외부용역업체의 해고싸움이 원직복직으로 해결되었지만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설립한 사회적 기업 '함께 일하는 세상'은 청소용역부분에서 364명의 고용창출을 이뤄냈다. 아웃소싱이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만능해결책으로 채택되어 왔지만 전북도와 경기도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는 복지분야에만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사회적 일자리를 찾아낼 수 있다. 교육분야에서는 방과후교사와 체험학습교사, 문화분야에서는 역사문화해설사, 도서관사서보조, 생활체육지도자, 복지분야에서는 보육교사, 간병인, 노인보호, 방문보건서비스, 환경분야에서는 생태해설사, 생활협동조합활동가, 환경지킴이 등 개인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서비스분야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들 일자리가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되려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공근로 성격을 벗어나 당당히 시장에서 경쟁하고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사회서비스와 사회적 일자리를 지속적인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사회적 기업이 필요한 것이다.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상상력은 새만금개발프로젝트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데 진짜 발휘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생각의 틀 밖으로 나와야 한다! 누구나 꿈꾸는 세상, 그것은 사회적 연대를 바탕으로 한 따뜻한 공동체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반대하는 운동만 해왔다. 기존의 시민운동, 의회, 언론은 권력비판, 감시, 견제의 소임을 다해 왔다. 그러나 비판에만 머물 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은 소홀할 수밖에 없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상상력은 한사람이 하면 단지 꿈꾸는 거지만 여럿이 하면 실현될 것이다. 그것이 인류를 진보시켜온 힘이다. 생각의 좁은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지도 밖으로 행진하자! 김성주 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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