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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농심 외면하는 대선주자들
작성자 :
최병희
날짜 :
2007-09-05
농촌 시름 깊은데 후보들 ‘침묵의 카르텔’농민들 적극 나서서 ‘주권의 힘’ 보여줘야
17대 대선이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를 대선후보로 결정했고, 나머지 정당들도 12월 대선에 나설 후보를 선출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수십 명에 달하는 여야 대권 주자들은 저마다 화려한 공약을 내놓으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담합이라도 한 듯이 6% 아니면 7%의 경제성장률을 부르고 있다. 또한 모두 하나같이 250만개 이상의 일자리 실현과 세금감면 등을 외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성장, 개발, 복지, 글로벌화 등 장밋빛 청사진으로 인해 우리가 지금 유토피아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농업 분야와 관련해서는 ‘누가, 어떤 공약을 제시했다’라는 얘기가 아직까지 귀에 들리지 않고 있다. 농촌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한 ? EU FTA, 나아가 다자간 협상인 DDA(도하개발 아젠다)로 인해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데,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후보들 사이엔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된 것 같다. 대한민국의 멋진 미래 그림을 이야기 하면서도 국가운명이 걸린 중대한 사태이자 농민들의 최대 관심사에 대한 언급은 슬금슬금 피해가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를 책임지고 경영하겠다는 대선주자들이 우리를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오늘날 산업화 사회의 근간을 뒷받침한 농림산업에 대해서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자신을 낳아 먹여 길러준 부모가 늙었다고 해서 부양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버리는 자식’과 별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심지어, 최근 줄무늬잎마름병으로 김베와 부안, 군산, 익산, 정읍, 완주 등 도내 8개 시군지역 2천500ha가 피해를 입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 가고 있으나 대선주자 가운데 피해 현장을 둘러본 임지자는 단 한명도 없어 농심을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농민들의 곁에서 함께 생활하며 매일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있는 지방정치인의 입장에서 볼때 농민들의 한숨소리 조차 진심으로 들어주는 대선후보가 없다는 사실에 그저 가슴이 착잡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대선주자들은 농업 현장을 찾아 피해 농민들을 위로 격려 해 주길 바란다. 이와 함께, 농민들의 목소리를 의견을 듣고,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한 논업을 살릴 공약을 발국해 주길 당부한다. 이와 관련해 가장 시급한 공약은 DDA, FTA등 본격적인 개방화 시대에 따른 피해대책의 마련이 아닐까 싶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으로 이익을 보는 산업에서 피해를 입는 농업부분에 대한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 제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본다. 또한, 외국 농산물과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시설 현대와 지원 등 경쟁력 강화에 대한 사안도 주요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농민들이 일정한 소득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잇도록 직불제의 확충과 재해보험 확대 등 각종 농가소득 안전망 구축에 대해서도 좋은 공약을 발굴해 주길 기대한다. 지난 7월 일본의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잘못된 공약 때문에 전통적 지지기반인 농민표가 집단 반발해 대패했던 우를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은 똑똑히 기억하길 바란다. 우리 농민들은 대선과정에서 후보들에게 농촌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에 대해 조목조목 캐물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농촌이 잘 살도록 잘 해보겠다는 식의 무성의한 답변이나 뜬금없는 정책을 일삼는다면 국정수행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농민들이 나서서 진정한 주권의 힘을 보여주도록 할 것이다. 우리 농민들이 “다음 정권에서는 좀더 나아지겠지, 내년 농사는 더 잘되겠지” 라는 희망을 갖고 고된 오늘 하루를 이겨낼 수 있도록 훌륭한 농정공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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