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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락' 축제와 장소마케팅

작성자 :
배승철
날짜 :
2007-08-08
드디어, 새만금 방조제를 배경으로 대규모 문화예술제가 열린다. 그 이름은 ‘새만금樂 RaFFiS, 2007 청년문화축제(Rock and Forum Festival in Saemangeum)'(이하 ‘새만금 락’)로 8월 1일부터 5일까지이다. 언뜻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새만금개발의 역사에 있어 이 문화예술 이벤트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새만금 락’이 주는 장소마케팅으로서의 중요성을 짚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평소 새만금 개발을 둘러싼 각종 담론에 천착해 왔던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최근에 장소마케팅은 중요한 지역개발의 전략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장소’를 상품으로 하는 장소마케팅은 장소를 가꾸고 홍보하여 소비자를 유인하는, 즉 장소성을 개발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장소마케팅은 탈규격화 개성화로 특징지어지는 다품종?소량생산과 소비양식이 공간적 차원에서 구현된 것으로 세방화(glocalization) 과정에서 지역 고유의 독특성과 차별성이 지역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지역의 장소자산이 수요에 비추어 약하거나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역의 이미지를 새로이 창출하거나 다른 장소자산을 이식할 수밖에 없다. 새만금 지역의 대표적인 장소자산으로 형성된 요소는 거의 없다. 이제 겨우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내부개발의 밑그림이 구상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에 개최되는 ‘새만금 락’이 새만금의 중요한 자산이 되어 새만금의 장소마케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도입된 장소자산을 가시성과 경험의 구조에 얼마만큼 결합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 가시성은 축제의 개최, 축제 관련 시설물의 건축 등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경험은 축제의 체험, 자원봉사와 후원회 등을 통한 축제 직접 지원 등으로 이루어진다. 장소마케팅의 주체가 능력 있는 구성원들로 채워져 있느냐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문화예술제의 주체는 예술이 가지는 공공적 성격과 예술경영의 필요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문화예술 관련 NPO(Non-Profit Organization)이다. 이들은 독특성, 유일성, 문화예술적 우수성 등의 특성을 가진 문화예술제를 도입하고 교육과 경험의 기회를 함께 제공하여 방문객과 지역주민이 생산과 소비과정에 참여하게 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새만금 락’은 앞서 전제한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중매체가 가장 매력을 느끼는 문화예술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동안 기획되어 가시성이 약할뿐더러 방문객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운영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민관협력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새만금락 조직위원회’에서는 정치.사회적인 이유 때문인지 “비정치적, 비관주도에 순수 민간단체 행사”임을 애써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만금 락’은 이렇게 행사내용과 조직형태에 결함을 갖고 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장애는 새만금의 의미를 포섭할 수 있는 비전이 제시되지 않고 있으며 락(rock)축제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하다는 점이다. ‘무한계 음악축제’ 프로그램을 통해서 표현하려고 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고, 축제명에 있는 ‘樂’은 괜히 환경단체를 자극하는 빌미를 주었을 뿐이다. 지금까지 지적한 몇 가지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락’은 문화예술제가 장소마케팅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축제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 중요한 장소자산으로서 새만금의 명소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승철 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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