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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 작은 정성 가치 두어야
작성자 :
김동길
날짜 :
2007-12-21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이맘때쯤이면 언제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각종 보도 및 캠페인 활동이 벌어진다. 전북도에서도 '희망 2008 나눔 캠페인' 발대식을 갖고 이웃돕기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으며, 모금액 29억을 목표로 1월말까지 성금모금을 한다. 그러나 모금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매우 과열되어 있는 선거열기 때문인지 각종 언론이나 국민적 관심의 방향이 다른 곳으로 쏠려 결국 사회적 모금에 대한 여론 조성이 여느 때 만큼 활발하지 않다. 바로 이러한 점이 현재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의 현주소이다. 자선 기부가 연말 혹은 겨울철에 집중되고 또 각종 언론 매체가 분위기를 조성해야 모금이 되는 것, 이와 함께 개인들의 작은 정성 보다 기업 및 특정 개인이 기부하는 거액의 모금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 있어서 결코 건전성을 담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힘들고 까다로운 일반 시민모금에 대한 노력은 안 하고 정부의 보조금이나 기업의 큰돈만 바라보며 정치 세력으로서 이익 집단화된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기부문화가 올바르게 정착한 나라에서는 모금이 연중 균일하게 이루어지고 모금을 위한 전략의 초점은 거액을 지니고 있는 기업이 아니라 적은 액수를 지닌 일반 사람들에게 있다. 그러한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모금액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부 행위 그 자체에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기부행위에 대한 건전성이 담보되고 국민적 의식이 향상 될수록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줄어들 수 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의 사회연대의식을 함양시켜 결국 지속적으로 모금의 안정성 담보 할 수 있어 국가적 부조와 함께 복지 주체로서의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기부문화와 비교해 볼 때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은 기부에 인색한 국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의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 그러한 정책은 바로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 및 국민적 교육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이벤트적 모금 전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종종 아름다운 미담 사례로 기부행위를 한 사람들을 접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부행위가 단지 미담 사례로서 끝나는 것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기부행위는 특수한 계층 및 대상자들의 특권이 아니며, 더 이상의 미담 사례로서 사회적 이슈의 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자체가 하나의 삶이 되어야 하며, 때로는 기부행위가 권리이자 의무로서 국민적 인식이 확산될 때 기부는 보다 견고한 사회연대를 이룰 수 있는 복지제도의 핵심으로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전국민들의 작은 정성에 기반한 기부행위의 확산과 기부문화의 건전성이 담보될 때 비로서 사회적 모금이 달성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목적과 철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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