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년 하계 올림픽대회 유치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탄소중립 올림픽 개최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 지지하고 환영하는 바이다. 전북자치도는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전국 1위라는 지역적 강점을 내세우며 친환경 시설과 신재생에너지에 기반한 그린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나섰다. 뿐만아니라 광주, 전남 고흥, 충북 청주, 충남 등 다른 지역과 협력하는 지방도시 연대를 통해 지역균형발전 올림픽이라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기존 시설 활용, 분산 개최 및 지역 연대를 통한 지속가능성과 환경적 책임에 부합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좋은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내외 여건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국내에서 서울과 경쟁한다는 점에서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대한민국 역량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경기와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양극화와 불균형 해소라는 점에서 목적 당위성은 전북이 더 크다고 판단하며 그렇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지난해 열린 2024 파리올림픽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파리올림픽 핵심 과제는 탄소중립이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AVOID(방지), REDUCE(절감), OFFSET(상쇄)을 담은 ARO 접근법에 2가지 NTICIPATE(예측), MOBILIZE(총동원)를 추가해 5가지 단계로 나아갔다. 파리 시장은 “선수들의 편안함도 존중하지만, 인류의 생존 문제를 더욱 생각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이 환경적인 관점에서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림픽이 끝났을 때를 대비해 기존 시설과 임시 건물을 사용했고, 재사용이 가능한 시설만을 건설했다. 선수촌과 버스에서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과 종이 침대를 도입했다. 또한, 탄소 절감을 위해 채식 위주의 식단을 제공하는 등 탄소 절감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했다.그러나 막상 대회가 진행되면서 현장에서 나타난 반응은 크게 달랐다. 선수들은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무더운 날씨에 지쳐갔고, 체력 소모가 많은 선수들에게 채식이 제공되어 재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결국 분노한 다수의 국가는 선수촌을 나와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다른 숙소를 급하게 제공하고 별도의 식단을 제공했다. 파리의 무더운 여름은 선수뿐만 아니라 수많은 관중들의 생수 소비 증가로 이어져 플라스틱 물병이 쌓여갔다. 탄소중립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프랑스가 경험한 현실은 2028년 LA 올림픽, 2032년 호주 브리즈번올림픽에서 계속해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무리 대회 운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더라도 더 심각한 문제가 남는다. 초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의 성격상, 한곳에 모인 수천만의 관람객이 한꺼번에 탄소를 배출하는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400만톤이 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했고, 프랑스 역시 150만톤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상황에 전북이 2036년 올림픽을 유치하더라도 대회 운영의 탄소중립만으로는 전북이 세운 탄소중립 올림픽 개최의 성공은 보장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탄소중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개최하기 위해서는 전북의 탄소중립을 제대로 실천하고 그 성과를 보여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르면 전북자치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국가의 40%보다 더 높은 43%로 설정했다. 도전적이지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북도의 의지가 담겨 있는 목표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면 2036년 올림픽 유치에 한 걸음 아니 두세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유치만이 아니더라도 지역의 도전과 기회는 탄소중립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을 계기로 전북자치도의 탄소중립 실천 의지와 역량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한정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새전북신문. 2025.01.16.(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