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비상계엄, 탄핵, 경제난. 흐트러진 국정의 카오스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질서를 보여준 것은 오직 국민들이었다. 흔히 혼돈과 무질서는 쉽게 충돌을 발생시키고 구성원 간의 불신과 조직의 와해를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고 했던가. 고난 앞에 내편과 적이 분명해지고 보이지 않았던 진심이 드러나지 않던가. 올 한 해 혼돈의 대한민국에서 새삼 발견한 것은 결코 혼돈 그 자체만은 아니었다. 국민들이 몸소 보여준 희망과 기적, 용기와 결속력, 그리고 바로 선 국가, 올바른 리더, 민주주의의 소중함. 결국 우리 사회를 끌어가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며 무엇이 국민을 움직이게 하는지 깨닫게 했다. 그 걷잡을 수 없는 무한한 진정성의 힘은 스스로 발현하는 생명체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었고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이제 한 국가를 혼돈의 도가니에 빠트린 수장의 생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달렸다. 신성하고 올곧은 대한민국 최상위 법률인 헌법과 제 스스로 민주주의를 행한 민주시민의 뜻에 따라 부디 역사를 거스르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남은 것은 침체에 빠진 경제를 수습하는 것이다. 내수, 투자, 수출 등 전 분야에 있어 총체적 난국상태다. 그 중에서도 민생경제가 너무 어렵다. 특히 시장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세수가 부족하고, 경제인구와 소비인구가 모두 적으며 내발적 경제 활성화 요인이 거의 없는 전북과 같은 지방 중소도시의 사정은 더욱 힘들다.실제로 소비, 생산, 수출입, 주택, 생활비 등 물가는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이 기를 쓰고 열심히 일해도 버는 것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으니 늘상 쪼들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글로벌 경제체제 하에서 러우전쟁의 여파로 쓰러진 대한민국 경제는 다시 윤정부의 무너진 외교 및 수출입 정책으로 그나마 살아있던 경제회복의 불씨마저 꺼트렸다. 여기에 더해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정국 불안정은 고스란히 산업경제영역으로 그 여파가 이어져 순식간에 풀뿌리 민생경제에까지 얼어붙었다. 이례없던 친위 쿠데타가 이례없는 절체절명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셈이다.연소를 하는 데에는 세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가연물 즉 연료가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하고, 둘째, 연료를 발화점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여 연소를 시작하게 하는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점화원이 필요하다. 셋째는 산소가 있어야만 연소가 가능해진다.이 원리를 민생경제에 대입해 보자. 꺼져가는 민생경제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세가지 요소를 꼽아보자면, 연료는 예산 즉 자본이 될 것이고, 점화원은 인력과 기술,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리더 즉 자치단체장의 능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산소는 국내외적 제반환경에 비유할 수 있겠다.그 중에서도 작금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사안은 무엇보다 연료 즉 돈을 투입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선 정부와 국회는 도민 한사람 한사람이 민생경제 회복의 불씨가 될 수 있도록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생지원금을 서둘러 지원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는 힘겹게 이 고난의 시간을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지역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회생지원책을 추진해야 한다. 단 몇 개월이라도 경제가 회복단계에 이를 때까지 혹은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각종 지원사업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만이라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내년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하여 집행하고, 덧붙여 조기 추경을 통해 공공자금을 조속히 시장에 풀어야 한다.지금이 가장 어려운 것는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느닷없는 사건과 혼란한 국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핵심적인 이유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경기침체 요인들이 장기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도 소상공인도 중소기업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는 지경까지 온 이상 한시가 급하다.김대중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경제산업건설위원장 / 전라일보. 2024.12.2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