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1977년 대한민국은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당시 정부는 “온 국민이 불사조처럼 일어나 총화 단결하여 땀 흘려 일한 결과”라며 기념우표까지 발했다. 식민지를 벗어나자마자 전쟁의 참화를 겪은 대한민국은 1964년 수출 1억 불을 달성한 지 13년 만에 그리고 1970년 10억 불의 실적을 올린 지 겨우 7년 만에, 나아가 1981년 목표였던 것을 3년이나 앞당겨 달성했다며 유신독재정부는 자화자찬했다.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전략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주요한 경제정책이었다. 경제 규모는 더 커지고 산업 구조 역시 달라졌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다.지난여름 다수의 경제신문은 2024년 꿈에 그리던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하리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추켜세웠다. 이렇다 할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 뭐가 있는지 언뜻 떠오르지 않지만, 지금까지 수출 동향은긍정적인 편이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수출액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2년으로 6,836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트라(KOTRA) 무역투자 빅데이터 기준 올해 9월까지 수출액은 약 5,800억 달러로 수출실적이 가장 좋았던 2022년 9월 5,717억 달러보다 높은 상황으로 반도체 등 수출 효자 산업이 주도하는 상황이다.반면에 2023년 전북의 수출 규모는 70억 달러로 우리나라 수출액의 1.1%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전북에서 수출실적이 가장 좋았던 해는 2014년으로 당시 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를 보인 2022년에도 78억 달러였다. 지난 10년 동안 한번도 100억 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었다. 더욱이 전주세관이 집계한 10월 전북지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전북 수출은 지난해 10월보다 3.1% 감소했고, 올들어 7월만 제외하고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977년 100억 달러 규모의 우리나라 수출은 이제 그 70배인 7,000억 달러를 향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전북은 57년 전인 1977년의 대한민국 수출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는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수출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전북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에 대해 전북특별자치도는 타 시도 대비 고부가치 품목의 수출 비중과 품목 집중도가 낮다면서 대기업 수출 비중이 낮아 안정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수출품목이 부재하고 제조공장수도 전국 11번째로 적다고 평가하고 있다. 말은 그럴싸하지만 역시 지역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반이 없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동안 전북특별자치도는 지역 경제를 위해 어떠한 정책을 해왔단 말인가? 아니 전북은 무엇을 먹고 살고, 어떻게 살려고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한편, 지난해 전북연구원은 ‘해외통상거점센터 활성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표했다.간단히 요약하면 전북자치도가 인도와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는 해외통상거점센터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전북자치도는 수출유망지역 중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등에 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까지 수립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1년이 지나도록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물론 윤석열 정부가 세수 펑크를 지방정부에 전가하면서 재정 여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까지 개최한 마당에 예산이 없어 내세울 만한 수출정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라 생각한다.전북자치도는 서둘러 경제영토 확장을 위한 정책과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출국가 다변화도 좋지만, 우리나라 가장 큰 무역상대국인 대중국 무역 또한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하라고 전북자치도가 중국사무소를 운영하는 것 아닌가? 중국사무소의 전략적 활용을 위해서는 대중국 통상전문가를 배치하고 중국 수출 전략 또한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제라도 전북 수출 100억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전북의 먹고사니즘 문제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한정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원 / 새전북신문. 2024.11.21.(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