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풍요'의 착각, 강릉의 가뭄은 남의 일이 아니다
- 작성자 :
- 의정홍보담당관실
- 날짜 :
- 2025-10-30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닌,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다.
최근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으로 비상에 걸렸다는 소식은 이러한 현실을 고통스럽게 직시하게 한다.
많은 이들이 이를 특정 지역의 불운으로 치부할지 모르나, 이는 언제든 전북특별자치도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음이다.
본 의원이 제421회 임시회 5분발언을 통해 선제적 가뭄 대책을 촉구한 것은 바로 이러한 위기감의 발로다.
단순한 우려가 아닌, 구체적인 데이터와 뼈아픈 과거의 경험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전북을 '물 걱정 없는' 고장으로 여긴다.
연평균 강수량이 1,327mm로 전국 평균(1,306mm)을 소폭 상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숫자에 안도하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다.
문제의 본질은 총량이 아니라 '편중' 에 있다.
강수량의 약 56%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기후 특성은, 역설적으로 겨울과 봄철 가뭄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를 만든다.
불과 2년 전인 2023년, 우리는 이 취약성을 혹독하게 경험했다.
겨울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도내 주요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54.7%까지 떨어졌고, 봄 영농철을 앞두고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아찔한 기억이 생생하다.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는 지금, '제2의 2023년 사태 는 언제든 더 심각한 형태로 재현될 수 있다.
가뭄 대응은 '공급' 을 늘리는 것과 '수요' 를 줄이는 것, 두 축으로 움직여야 한다.
전북은 이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점 을 안고 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우리의 물 낭비 실태다.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북도민의 1인 1일당 물 사용량은 427리터에 달한다.
이는 17개 시도 평균인 382리터를 훨씬 뛰어넘는 부끄러운 수치다.
'물 풍요 라는 안일한 인식 속에 일상적인 낭비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가정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절수형 변기 교체를 제안한다.
1회 사용 시 13리터가 소모되는 일반 변기와 달리, 절수형은 6리터 정도만 소모한다.
절반 이하로 물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행정의 의지다.
관련 조례가 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절수설비 설치 지원 사업이 사실상 전무 하다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다.
도민의 자발적인 절수 노력만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행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수요 관리와 더불어, 물을 담아둘 그릇을 다변화하는 '수자원 저장 방식의 전 환 도 시급하다. 여름철에 집중되는 빗물을 속절없이 바다로 홀려 보내면서 겨울 가뭄을 걱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기존의 대형댐 건설 방식이 막대한 예산과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수반하는 만큼, 이를 보완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빗물이용시설 확대는 그 첫걸음이다.
현재 도내 264개소의 빗물이용 시설이 운영 중이지만, 대부분이 의무 설치 대상에 국한되어 있다.
버려지는 빗물의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 시설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 빗물 저금통 을 도심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
나아가 '도심형 빗물 저류시설 과 '지하수저류댐' 같은 새로운 방식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물을 저장하는 것을 넘어, 도시 홍수를 예방하고 지하수위를 보존하는 다목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강릉의 가뭄은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 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가뭄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같은 방안들은 특별한 묘책이 아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았던 것,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전환해야 할 당연한 과제들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물 풍요' 라는 낡은 인식에서 벗어나, 도민의 일상 속 절수 노력을 이끌어내고, 하늘이 준 선물인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새로운 수자원 확보 기술을 과감히 도입하는 선제 적 대응 체계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가뭄은 이미 시작됐다.
김희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 2025.10.3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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